신학철(왼쪽)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6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1시간가량 만났다. /LG화학 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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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CEO, 서로 입장만 확인"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송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가 마주 앉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CEO가 단독으로 결단하기에는 사안이 크기 때문에 그룹 총수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서울 시내 모처에서 1시간가량 만났다.

이 자리에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양 사 CEO가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지난 4월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명예훼손과 특허침해로 국내 법원 등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서로 양보 없는 맞소송전을 벌이다가 최근 '대화로 풀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날 신학철 부회장과 김준 사장이 만나게 됐다.

관계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만남에 참석하지 않았다. 두 회사의 소송전이 격화되면서 산자부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기업 CEO 회동에 정부가 동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대화라는 물꼬를 틀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소송 이후 6개월가량 감정싸움을 이어온 탓에 엉킨 실타래를 단번에 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그룹 총수가 대화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는 LG그룹과 SK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사업으로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CEO가 결정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난타전을 벌이는 동안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대화가 시작된 만큼 양사 모두 발전적인 방향으로 빠르게 마무리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