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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WFM → IFM, 2차전지 ‘수상한 투자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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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링크, 영어업체 인수해 ‘WFM’ 이름 바꾸고 소재 사업 추가

WFM, 자본 1억 IFM에 110억 투자 공시에 주가 급등 후 하락

5촌 조카 “이해충돌” 언급…우회상장 등 정경심씨 연루 의혹

경향신문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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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조국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모씨(36)와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54) 간 통화 녹취록에서 조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해충돌 문제가 생긴다. (…) 조 후보자가 같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씨는 웰스씨앤티에 들어온 자금 흐름을 사실과 다르게 말해달라고도 했다. 두 사람 간 통화는 조씨가 검찰의 압수수색 전 해외로 도피한 이후 이뤄졌다.

조 장관 일가 사모펀드(블루) 운영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는 2017년 11월 영어교육 사업을 전문으로 하던 에이원앤을 인수했다. 이 회사를 더블유에프엠(WFM)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추가했다. 그해 7월 문재인 정부가 2020년까지 공공기관에 에너지 저장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2차전지 산업은 호재를 맞았다.

WFM은 2017년 12월 2차전지 소재 음극재 개발사인 아이에프엠(IFM)에 110억원 시설 투자를 공시했다. IFM은 코링크PE가 또 다른 펀드(레드)로 투자한 배터리 소재 개발사 익성의 자회사다. IFM은 자본금 1억원 규모의 업체였다. IFM에 대한 110억원대 투자는 당시 강세였던 2차전지 업종인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이었다. WFM의 주가는 4000원대에서 연일 상승했다. 지난해 2월 WFM이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하면서 주가는 7000원대를 찍었다. 그러나 그해 3월 거래소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이유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됐다. 주가가 내려앉으면서 WFM은 지난 1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공시했지만 주가 회복에는 실패했다. 상위 10개 계좌에서 거래가 집중된 불공정 거래가 의심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유상증자 결정을 번복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됐다. 이 무렵 3000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1000원대로 하락했다. 같은 달 나온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IFM에 간 투자금은 지난해 2월 지급한 23억원에 그쳤다. WFM은 이후 계약 대상을 또 다른 2차전지 기업인 다인스로 변경해 55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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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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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WFM이 2차전지 관련 주가조작을 벌였다면 코링크PE 주도 아래 진행됐을 것으로 본다. IFM에 대한 수백억원 투자가 결정된 직후부터 최근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모 코링크PE 대표가 WFM 대표를 겸직했다. 코링크PE가 2017년 WFM을 인수할 때 들어간 돈이 사채이며 지난해 발행된 전환사채 성공 공시도 조작됐다는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코링크PE가 보유한 WFM 주식 110만주는 WFM에서 무상증여받은 것이란 의혹도 있다.

자본시장법 전문가인 김정철 변호사는 “주가를 움직이려 한 사기적 부정거래행위일 가능성이 높다”며 “WFM 주가 상승으로 얻은 이득을 분배한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IFM-WFM-코링크PE 연결고리는 언론에 공개된 조씨와 최 대표의 녹취록에 암시돼 있다. 조씨는 통화에서 “(웰스씨앤티가) IFM에 투자가 들어갔다고 하면 (정부의) 배터리 육성 정책에 맞물린다”면서 “배터리 육성 정책에 했다 하면 전부 다 이해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최 대표에게 웰스씨앤티에 들어온 자금 흐름을 다르게 말해달라며 “조 후보자가 같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연결되고 WFM까지”라고 했다.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WFM에서 자문료 명목으로 총 1400만원을 받았다. 정 교수 자금 관리를 도맡은 한국투자증권 직원은 ‘자문료가 아니라 사모펀드 투자 이자’라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사모펀드 투자사인 웰스씨앤티를 상장사인 WFM과 합병 후 우회상장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으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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