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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황교안 "文대통령에 경고, 조국에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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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파문]

靑 앞에서 삭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 대정부 투쟁 선언

"文대통령, 더 이상 국민 뜻 거스르지 말고 조국 장관 파면해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과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을 촉구하며 삭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한 지 일주일 만이다. 제1야당 대표가 대정부 투쟁 차원에서 삭발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조선일보

“조국 파면하라”… 제1야당 대표 초유의 삭발 투쟁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5시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한국 정당사에서 제1 야당 대표가 삭발한 건 황 대표가 처음이다. /박상훈 기자


삭발을 한 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독선과 오만의 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저는 이 투쟁에서 결단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마시라"고 했고, 조 장관을 향해서는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서 검찰 수사를 받으라"고 했다. 삭발에 앞서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이 나와 만류했지만, 황 대표는 "조국 장관을 파면시키시오" "조국 장관을 사퇴시키시오"라고만 했다.

황 대표는 머리를 깎는 동안 눈을 감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삭발하는 동안 한국당에선 애국가를 틀었고, 의원과 당직자들이 애국가를 4절까지 따라 불렀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일부 의원은 황 대표 삭발을 보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황 대표가 삭발을 마치자 염색이 되지 않은 흰 머리카락이 드러났다. 지지자들은 "황교안"을 연호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오늘 잘려나간 것은 황 대표의 머리카락이 아니라 성실해야 성공한다는 우리의 믿음"이라며 "조국 파면부터 시작해 다시 정의·공정·자유를 쌓아올리겠다"고 했다.

청와대 앞에 모인 한국당 의원 40여명은 '자유 대한민국은 죽었다' '위선자 조국 파면하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범법자 장관 웬 말이냐, 조국은 당장 내려오라"고 외쳤다. 해가 진 뒤에는 촛불을 들고 자정까지 연좌 농성을 벌였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조국을 파면하고 대한민국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놔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속 방해한다면 정치적 책임은 물론 법적 책임도 함께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조국 장관 임명 일주일 만에 삭발에 나선 것은 추석 민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서울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며 '투쟁'을 이어왔다. 그러나 명절 전후 보수층에선 "집권 세력의 명백한 잘못에 제1야당이 우왕좌왕한다" "기득권 웰빙 정당 체질은 어쩔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당 지도부가 더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나왔고, 황 대표가 삭발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회의 말미에 삭발 결심을 밝혔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 발언에 다들 놀랐다"며 "최종 결심은 혼자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삭발은 누구 아이디어인가'라는 언론 질문에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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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삭발한 뒤 발언하고 있다. 그는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면서 “자리에서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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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에선 "지금 삭발해서 얻어지는 실익이 뭐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실익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자는 차원"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황 대표를 시작으로 하루에 의원 1~2명씩 '릴레이 삭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황 대표는 이날 삭발을 계기로 원외 투쟁을 확산하고 야권 연대·통합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한국당은 전날 광화문광장에서 '위선자 조국 사퇴 10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한 데 이어 내달 3일 대규모의 장외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포토]제1 야당 대표 초유의 삭발…황교안 "결단코 물러서지 않을 것"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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