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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파주 돼지열병 전파경로 오리무중…'북한서 유입'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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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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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에 관심이 쏠린다.

ASF가 발병한 경기도 파주 농장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몇 가지 조건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밀 역학조사에 나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어미돼지로부터 어린돼지를 생산하고 있다. 어린 돼지가 생후 10주가량 되면 해당 농장주 가족이 운영하는 비육 농장 2곳으로 돼지를 옮긴다.

일반적으로 ASF는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남은 음식물을 사료로 먹이거나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에 다녀왔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에 따르면 이번 사례는 어떤 경우도 해당하지 않는다.

해당 농장은 업체에서 공급받는 사료를 돼지에게 먹이고 잔반은 급여하지 않았다. 또 농장주가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없고, 해당 농장에서 일하는 네팔 출신 외국인 노동자 4명도 지난 1월 1일 이후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농장은 창문 없이 완전히 밀폐된 형태로 외부에서 멧돼지 출입도 차단됐다.

일각에선 발병 농가 위치를 고려해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대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접경지역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해당 농가는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자유로를 따라 5㎞가량 떨어진 한강, 공릉천 합류 지점 인근에 있다.

다만 DMZ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농식품부가 지난 6월 파주를 포함한 접경지역 14곳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벌였을 때는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멧돼지가 철책이 꼼꼼히 들어서 있는 휴전선 지역을 오갔다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외국산 축산물에 의해 ASF이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정확히 파악된 것은 없다.

축산 방역 당국은 추가 발병을 막기 위한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정확한 발병 원인을 찾고 있다. 국내 ASF 유입 원인은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ASF는 돼지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1종 가축전염병이다. 한번 감염되면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등 치명적인 병이지만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없다.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전파된 이 질병은 지난해 4월 중국에서 발생한 데 이어 베트남으로 급속히 퍼졌다. 올해 5월 북한에 발생한 데 이어 국내에서까지 발병하게 됐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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