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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美명문대생 1200명, 24조원 가치 빅데이터기업 '취업거부' 선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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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예일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미국 명문대 학생 1200여 명이 미 이민단속국(ICE)에 협력하고 있는 빅데이터 분석업체 팰런티어(Palantir)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反) 이민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학생들이 나선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팰로앨토에 본사를 둔 팰런티어는 범죄자 검거, 금융 리스크 예방, 기업 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용도의 빅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한다. 주요 고객 중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도 포함돼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두산인프라코어(대표 손동연)가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 4월 29일 팰런티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팰런티어는 지난해 기준 205억달러(약 24조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전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중 우버, 에어비앤비, 스페이스엑스, 위워크에 이은 5위다.

16일(현지 시각) 미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열흘 전부터 미국 명문대 학생들 사이에서 팰런티어 지원을 거부하는 서명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명 문서는 ‘팰런티어가 ICE와의 협력을 중단할 때까지 팰런티어에 채용 지원서를 내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서명 운동에 동참한 학생들은 하버드대, 예일대, MIT 뿐만 아니라 웨슬리대, 브라운대, 조지아공대 등 총 17개 명문 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조선일보

13일 미국 뉴욕에서 팰런티어에 ICE와의 협력 중단을 요청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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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테러 및 범죄 예상 빅테이터 분석업체 팰런티어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ICE에게 정보기술을 지원하고 있는 것에 반발해 이 같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팰런티어는 ICE에 불법체류자들을 적발할 수 있는 데이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팰런티어 내부에서도 이 같은 방침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서명 운동은 정보기술(IT0 직군 종사자들이 아마존 웹 서비스나 세일즈포스 등 ICE에 협력하는 기업에 지원을 거부하는 ‘#ICE에 기술을 지원하지 말라(NoTechForICE)’는 운동의 일환이다. 팰런티어가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지 못하도록 함에 따라 팰런티어의 성장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팰런티어는 좋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미국 명문대와 채용 파트너십을 맺는 데만 수천달러를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팰런티어는 이 채용 파트너십을 통해 학생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특별 권한을 얻을 수 있다. 팰런티어는 버클리대 전기공학과 컴퓨터 관련 학과에 매년 2만달러를 지원하고 있고 스탠포드대 컴퓨터 관련 포럼에도 2만4000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이 학생들에 대한 접근권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번 서명 운동을 주도한 학생들은 "이 같은 파트너십 없이 최고의 인재를 유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팰런티어의 채용과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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