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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정규재는 왜 황교안 병역면제 알면서도 "軍에서 삭발했냐"고 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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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사진 왼쪽)가 전날인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청와대에서 삭발투쟁 퍼포먼스를 감행한 가운데, 보수 언론인 정규재 '펜앤드마이크TV' 대표가 뜻밖에 엑스맨(팀 내부 적)을 자임했다.

정 대표는 한국경제 주필 출신의 보수 성향 유튜브 뉴스 채널 '팬앤드마이크TV'(구독자54만명)의 대표로 재임 중이다. 박근혜 前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단독 인터뷰를 진행해 대중의 주목을 받은 대표적 친박 언론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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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당일(16일) 오후 5시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황 대표는 "조국과 같은 사람으로 대한민국이 (법무장관)상징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오늘 한국당과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를 위한 삭발 투쟁에 나섰다"고 했다.

이후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황 대표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식 후 황 대표는 현장에 모인 한국당 당국자들과 함께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현장 집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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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삭발 투쟁에 참여해 실시간 유튜브 방송 송출을 통해 황 대표와의 현장 인터뷰를 시도했다. 이 자리에서 삭발 후 연좌농성을 벌이는 황 대표에게 다가간 정대표는 "머리 처음 깎으시죠"라고 물었다.

이에 황 대표는 "예…뭐, 예"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대표는 "군대 갈 때 깎았습니까"라고 물었다. 황 대표는 "저는 군대를 못 갔습니다"라고 답했고, 정 대표는 "아 그러시군요"라고 했다.

황 대표는 1980년 희귀한 피부병의 일환인 '만성 담마진'으로 군 면제를 받은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인터뷰는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졌고 ‘황교안’과 그의 병역면제 이유로 알려진 ‘담마진’ 등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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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 대표는 황 대표의 군 면제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황 대표는 올해 1월 펜엔드마이크TV의 '초대석: 황교안 자유한국당_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자들을 만난다'에 출연해 ‘만성 담마진 판정‘과 ‘군면제‘에 대해서 자세한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정 대표가 구지 "머리를 군대 갈 때 깎았습니까"라며 황 대표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병역면제'를 언급한 것을 '의도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 대표는 황 대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곳곳에서 드러내 왔다.

정 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보수측 대표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 받아 온 황 대표에 대한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여러 차례에 걸쳐 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6월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 대표는 황 대표에 대해 "삼삼오오 모이면 황교안 걱정인데 본인만 이 사실을 모른다"라며 "무애무득이다. 주장이 없다. 고고하다. 자기의 것이라고 할 만한 사상이 없다. 그냥 범생일 뿐이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황 대표가 검사,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한 것을 들어 "한국당은 또 이회창의 법조당으로 돌아간다"며 "한국당이 또 법조당으로 돌아가면 끝"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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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지난해 11월 '황교안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영상 칼럼을 통해서도 당시 대권주자로 주목 받고 있던 황 대표에 대해 "대통령 출마를 결심한 것 같아 보인다"며 "빨리 정치를 안 하겠다고 선언해주는 것이 대한민국 보수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황교안 전 총리의 인품에 대해서는 의심한 적이 없다"면서도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박근혜 탄핵 때 무엇을 했나"라고 반문했다. 황 대표에 대해 "너무 반듯해서 허리도 굽히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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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귀결 됐던 국정농단 국면 당시에 국무총리로 재임 중이었다. 2016년 12월9일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고 박 전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면서 권한대행 국무총리로 이듬해 5월11일까지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해 대통령 역을 대행했다.

이 같은 황 대표의 행보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옹호 세력인 보수 야권 내 친박계 인사들은 탄핵 국면을 막지 못하고 민주당측에 정권을 넘겨 준 황 대표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인 2017년 1월 박 전 대통령과 마지막 인터뷰를 친박 인사로 황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 해 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팬엔드 마이크TV, 일요신문TV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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