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과 청와대 안보실의 견해차는 다른 나라에서도 있는 일이다. 논쟁 끝에 결정되면 그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국가 정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논쟁이 주요 정책의 추진 방향을 놓고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 오자와 잘못된 문장 때문이었다고 한다. 김 차장이 외교부 문건에 오타, 비문이 많다며 외교부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자 강 장관이 "소리지르지 말라"고 맞섰다는 것이다. 둘은 설전을 벌이다 영어로 다투기까지 했다고 한다. 욕설 표현까지 나왔다는 얘기도 돈다. 이 장면을 순방국 당국자들도 목격했다고 한다.
김정은 가짜 비핵화, 트럼프 돌출 행동, 일본과 외교 전쟁, 중·러의 우리 주권 침탈 등 고립무원의 외교 난맥 사태가 벌어져 있는데 최고 책임자들이 졸렬한 갈등을 외국에 나가서까지 벌이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국민이 세금을 내 월급을 주고 특별 대우를 해준다는 것이 기가 막힌다.
강 장관은 국가 외교 전략의 총책임자이기는커녕 인형으로 불린다고 한다. 그러니 김 차장이 대놓고 무시하는 것이다. 그런 김 차장은 북한이 문 정권 들어 핵실험을 얼마나 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정부 안팎에 두 사람을 놓고 나도는 얘기를 들으면 이러고도 정부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지금 외교·안보에서 '봉숭아 학당' 같은 장면이 너무 자주 노출된다. 강 장관은 국감 때 '전술핵과 전략핵의 차이' '남북이 말하는 비핵화 개념 차이' 등 기초적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국방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실효성이 있다고 했다가, 곧바로 파기해도 문제없다고 하다가, 다시 "북·중·러가 박수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총리가 바로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면박을 주는 일도 있었다. 공개된 자리에서 이 정도니 안 보이는 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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