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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미-일 25일 무역협정 타결…232조 자동차 관세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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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아베, 25일 유엔총회서 ‘무역협정 타결’ 서명할듯

커들로 백악관 위원장 “다음주 뭔가 드러나게 될지도…”

일 외무상 “일본차 추가관세 면제 내용이 포함될 것”

양국 무역합의 앞두고 도요타, 텍사스에 4600억 투자

일본·EU산 자동차 ‘25%관세’ 동향에 현대·기아차 촉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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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1년 가까이 진행해온 양자 무역협상을 타결지어 오는 25일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하고,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영향 조사)에 따른 25% 추가 수입관세를 일본산 자동차에 대해 면제해줄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232조 관세 부과 여부도 최종 결정이 점차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이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 행정부가 각종 수출입 무역제품의 관세장벽과 관련해 일본과 잠정적인 무역합의 초안에 도달했다. 다음주에 협정서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25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맞춰 회담하면서 양국 간 무역협정에 서명할 예정으로 알려진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경제인회의 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강연 후 기자들에게 “매우 좋은 발표가 있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무역협정에도 서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합의에는 △일본의 미국산 잉여 옥수수 물량 대규모 구매 △양국 간 제조 공산품에 대한 수입관세 감축 △전자 무역상거래 규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시장에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기존에 부과돼온 수입관세(2.5%)를 면제하는 안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커들로는 미국이 일본산 수입차에 232조에 따른 추가 관세(25%)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확약이 협정에 포함될 것인지에 관해 “다음주에 뭔가 드러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미국이 일본 차에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협정문이 작성될 것이라고 전날 전망한 바 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시장에 들어오는 일본·유럽·한국·멕시코 등 수입산 조립완성차 및 부품에 대한 232조 ‘25% 고율 관세’ 결정을 최장 6개월간 미루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도요타자동차는 양국 간 무역합의 체결을 앞두고 미국 생산공장에 대한 거액의 투자 계획을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수입산 자동차 중 처음으로 일본 차에 대해 ‘232조 관세 면제’를 전격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17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픽업트럭(화물자동차) 조립공장에 3억9100만달러(약 4656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도요타가 2021년까지 130억달러(약 15조원)를 미국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이다. 크리스토퍼 레이놀즈 도요타 북미 담당 최고행정책임자(CAO)는 “미국 트럭 시장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올해 4% 증가한 미국 내 도요타 픽업트럭 판매량으로 볼 때, 향후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번 투자가 현재 진행 중인 미·일 무역협정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일 무역협정 잠정합의 선언이 나온 같은 날 이번 투자가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요타의 투자 결정은 장기적인 미국 현지 자동차 생산 전략인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하도록 만들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3월에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우리는 현대·기아차가 향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시장에 팔 계획을 갖고 있던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25%)의 완전철폐 시기를 기존 협정문(2021년)보다 20년 늘린 2041년으로 연장해주며 자동차에서 양보했다. 도요타의 이번 대규모 픽업트럭 추가 투자는 이 틈을 파고든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연합 쪽은 독일차 등에 대한 232조 관세 면제를 목표로 지난 7월부터 미국과 농산물·액화천연가스·철강 보복관세 등에 걸쳐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차 관세 유예 시한으로 스스로 정해놓은 오는 11월까지 유럽연합과 무역협상 타결을 끌어낸다는 계획 아래,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카드로 자동차 관세 위협 발언을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는 언행을 되풀이하고 있다.

일본산 및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232조 관세 부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폭탄 여부도 결정될 공산이 커졌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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