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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금감원 "부채 줄여야 증권업 인가" vs 토스 "무리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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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증권업 진출을 추진 중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자본금 중 차입금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의 자본금 대부분이 사실상 부채에 해당하는 상환우선주(RCPS)로 구성돼 있어 사업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같은 이유로 인터넷 전문은행 심사에서 탈락한 토스는 금융당국의 이 같은 요구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증권업 진출 때문에 수백억 원을 투입하고 인재도 채용했는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증권업 진출을 막은 이슈가 인터넷 전문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이 분야 진출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연합뉴스



토스는 지난 5월 증권사 설립을 위한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보통 2개월 내 인가 여부가 결정되지만 현재까지 결론이 미뤄졌다. 이와 별개로 토스는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인가를 신청했으나 떨어졌고 오는 10월 재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토스의 증권업(금융투자업) 인가를 심사하고 있는 금감원은 자본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토스가 자본 구성 내역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앞서 인터넷 전문은행 심사에서도 자본금의 상당 부분이 상환우선주라는 점이 불안요소라고 지적 받았다. 토스는 그동안 상환우선주를 발행해 VC(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왔는데, 이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128억원 중 75%(96억원)에 이른다. 나머지 25%(32억원)는 보통주다.

상환우선주는 특정 기간 동안 우선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가 기간이 만료되면 발행회사에서 이를 되사도록 한 주식이다. 상환우선주는 주식이지만 앞으로 상환해야 하는 자금이라 부채에 가깝다. 기업회계기준에서는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2011년부터 상장기업에 의무 적용된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부채로 인식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 심사 때도 동일하게 지적됐던 부분"이라며 "RCPS는 콜옵션처럼 투자자가 상환 요구를 하면 자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은행이나 증권이나 이런 불안정성을 해결해야 인가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토스 측은 상환우선주 발행이 비상장 스타트업의 보편적인 자본조달 방식이며, 현재까지 투자한 VC들은 장기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유정 기자(ky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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