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A(56)씨가 수감 중인 강서구 대저동 소재 부산교도소 정문의 19일 모습. 부산=뉴시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A(56)씨가 당시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들과 마주쳤었고 심지어 피해자 가족까지 마주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9일 뉴스1에 따르면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일어났던 처제강간살인사건을 수사했던 김시근(62) 전 형사는 “당시 화성 형사들이 처제살인사건과 연관성을 수사하고 싶다며 화성에 있는 범인 A씨의 본가를 찾아왔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청주서부경찰서(현 청주흥덕경찰서)에서 근무했던 김 전 형사는 압수물 확보를 위해 A씨와 함께 그의 본가가 있는 화성 태안을 찾았다고 한다.

A씨의 숨소리까지 생생하다는 김 전 형사는 “당시 밤이었는데 전‧의경들이 5m 간격으로 손전등을 들고 무언가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며 “(화성 연쇄살인) 수사본부가 차려져 있어 베테랑 형사들도 많이 내려와 있던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화성 A씨의 집을 방문한 형사들에게 ‘원하면 자료를 열람할 수 있으니 청주로 오면 된다’고 말했다”며 “이때가 사건 현장에서 화성수사본부 형사들과 한차례 마주쳤던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피해자 가족을 마주했는데 이상할 정도로 덤덤한 사람이 있었다”며 “A씨였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차에서 심하게 다리를 떠는 A씨를 보며 의심을 지울 수 없었고, 이틀간 추궁한 끝에 처제살인사건의 진범임을 밝히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한다.

A씨는 이 사건 범행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당시 경찰은 4·5·9·10차 화성 살인사건 때 확보한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범인의 혈액형을 B형으로 판단했으나 A씨의 처제강간살인 사건 2심 판결문에 적힌 그의 혈액형은 O형이여서 수사 선상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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