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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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33년 만에 찾은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모씨(56)에 대한 추가 증거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공소시효가 지났어도 경찰은 사건의 진범과 실체를 계속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찰 단계에서 수사의 제1목적은 실체적 진실을 밝혀 ‘법적 평온’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범인에 대한 처벌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당시 형법상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 마지막 10번째 희생자인 권모씨(당시 69세)에 대한 공소시효는 2006년 4월2일 만료돼 이씨가 진범으로 확인돼도 처벌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민 청장은 “중요 사건의 범인이 누군지 모른다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범인일 수 있다’는 식으로 사회 전체가 불안과 두려움에 빠질 수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서 공범이나 여죄 등 모든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속단할 수 없다. 사건과 관련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 이씨가 수감된 교도소를 방문해 면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화성 사건은 DNA 일치 판정이 나왔지만 실제 피의자가 맞는지 관련 증거를 수집하는 데 제일 초점을 맞춰서 확인하고 있다”며 “특정 작업이 굉장히 어렵고 교도소에서 면담도 해야 해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지난주에 용의자를 면접했고 이번 주도 방문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가로 DNA 검사를 의뢰해 신속히 분석해달라고 독촉했다. 결과에 따라서 조사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미제사건 전담팀을 지원하기 위해 ‘인센티브’ 부여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 청장은 “미제사건 전담팀 사기진작과 역량을 보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지시를 내렸다”며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를 과학적으로 찾은 방법이 알려지면서 미제 사건 관련된 유가족이 기대와 희망을 가졌다. 뒷받침이 없으면 형사들의 열의만큼 수사가 안 된다. 미제사건 전담팀을 더 보강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도록 인센티브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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