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도, 검찰도, 민주당도 이렇게까지 흐를 줄 생각 못해 / 이렇게 되자 검찰, 수습에 나서려하겠지만 쉽지 않아 / "엄중한 상황",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는 메시지 / 민주당, 검찰을 검찰에 고발하는 안까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검찰이 현직 법무부장관 자택을 11시간이나 압수수색하는 말이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수습 자체가 쉽지 않은 엄중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전날 "검찰 수사 관행상 가장 나쁜 게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다"며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에둘러 비판했던 이 대표가 이날 '수습못할 엄중한 상황'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함에 따라 여권이 모종의 결심을 한 것 아닌가라는 추측을 낳았다.
◆ 윤석열, 이렇게 될 줄 몰랐을 것…黨政檢, 수습해야겠지만 쉽지 않아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참 어이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수사가 시작될 무렵 윤석열 검찰총장이 다른 당은 예방했지만 우리 당에는 전화를 통해 '조국 사태가 끝나고 예방하겠다'고 했다"며 "그때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될 것이라고 (윤 총장 자신도) 판단 못 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검찰에 의해 온 세상이, 모든 것이 말려드는 그런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는 검찰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저희도 생각하지 않았고 본인들도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상황이 여기까지 오니까 본인들도 수습해야 하고, 정부도 수습해야 하고, 당도 수습해야 하는 지경이 됐지만 수습 자체가 쉽지 않은 엄중한 상황이다"며 검찰이 수습하지도 못할 일을 벌였다는 식으로 꼬집었다.
◆ '어디 두고 보자'며 속 끓인 민주당, 검찰을 검찰에 고발 예고
검찰 수사상황을 지켜보면서 속을 끓이던 민주당은 이날 검찰을 피의사실 공표 위반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수사 중인 검찰에 대한 압박'으로 읽혀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압박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고 일축했다.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검찰발 피의사실 공표로 보이는 언론 보도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어 대단히 유감이다"며 검찰이 고발당할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모든 국민이 검찰의 수사 결과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잘못된 수사 행태로 검찰이 국민의 심판대에 오르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 점점 벌어지는 이해찬과 윤석열…'나라 어지럽혀'→'음모'→'엄중책임'
지난달 27일 검찰이 조 장관(당시 후보자) 주변에 대해 전격압수수색에 나선 다음날인 28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관계 기관과 전혀 협의를 안 하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날 원외지역위원장 하계 워크숍에선 "(검찰 압수수색은)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기를 바라는 압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렇게 법무부나 청와대도 전혀 모르게, 언론만 알게 하고선 전격적으로 31군데를 압수수색했다는 것은 '거대한 작전을 진행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음모가 아닌지 의심했다.
이 대표는 또 "이전까지 나온 것은 언론의 과장보도, 가짜뉴스라고 한다면, 어제부터 나오는 뉴스들은 피의사실 유출이라 볼 수 있다"며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피의사실을 유포하는 자는 반드시 색출하고, 그 기관의 책임자까지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윤 총장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그럼에도 검찰이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직진을 하자 이 대표는 ‘엄중한 상황’으로 진단하고 타개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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