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3 (화)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돼지열병 경기서부 확산..."충남까지 퍼지면 1100만마리 한국 양돈업 '붕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 한 농가의 진입로를 막고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파주에서 첫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연천을 거쳐, 김포와 강화 등 경기 북서부로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질병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추가 의심신고까지 접수되는 상황이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김포와 강화에서 양돈농장 2곳에서 각각 24일과 25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25일에는 강화 양돈 농가가 추가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된다며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경기 북부인 파주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진정되기는 커녕 불과 열흘도 안돼 경기 서부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잠복기가 짧게는 4일에서 최대 19일인 만큼 질병 발생농가가 추가로 더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려한다.

농식품부와 방역당국은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생했을 당시만 해도 질병 발생지역이 확대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려와 함께 나름 자신감도 내비쳤다. 전국의 도로가 비록 거미줄처럼 이어졌지만 강과 산이 경기 북부와 남서부를 분리해주는 만큼 초등 방역만 잘하면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강 이남인 김포와 강화 등 경기 서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와 방역당국의 초등 방역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고, 질병이 경기 서부를 거쳐 남부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남부는 국내에서 돼지를 가장 많이 키우는 충남과 맞닿아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도 전역으로 퍼지고, 충남으로까지 확산할 경우 한국의 양돈산업은 붕괴될 수 있다.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경기도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모두 199만 마리다. 한국 전체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18%에 달한다. 충남은 1230여 양돈 농가가 233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한다. 사육두수 기준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도와 맞닿은 충남도에서 사육되는 돼지가 한국 전체 돼지의 40%에 육박하는 셈이다. 지난해 한국 전체 돼지 사육 두수는 1133만마리다.

이상락 건국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는 "정부가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에 시세의 20~100%를 보상한다고 하지만 농가입장에서는 시세의 100%를 다 보상을 수 있을지 미지수고, 설령 100%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재입식까지 빨라야 3년 이상 걸려 양돈 농가의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지환 농업전문기자(daebak@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