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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아프리카돼지열병, 접경지에 집중…남북 공동조사·방역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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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서 추가 확진, 6건으로 늘어…모두 임진강·한강 인근

감염 사체·분뇨 유입 가능성에 모기·파리 등 매개 의심도



경향신문

25일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국내에서 5번째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온 인천 강화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채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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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25일 인천 강화군에서 ASF가 1건 추가로 발생했다. 이로써 국내 ASF 확진 건수는 6건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ASF가 발생한 농가나 새로 의심 신고된 농가가 모두 북한 접경지역에 집중돼 있어 남북 공동으로 북한을 통한 ASF의 유입 가능성에 대한 조사와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강화군 불은면 양돈농가의 ASF 의심 돼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돼지 830여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어미돼지 2마리가 폐사하고, 1마리는 유산하자 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이날 오후 강화군 양도면과 경기 연천군 미산면의 양돈농장에서도 ASF 의심 신고가 들어왔지만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ASF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SF의 국내 유입 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병이 북한을 통해 국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ASF는 지난 5월 북한에서 발병이 보고된 이후 북한 내 전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ASF가 북측 남북접경지역까지 퍼졌다면 ASF 바이러스가 남측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ASF가 확진된 6개 농가와 의심 신고가 접수된 농가가 모두 남북 사이를 흐르는 하천 주변에 위치해 있는 것도 그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처음 발생한 파주 농가와 김포·강화 확진 농가 등은 모두 임진강과 한강의 합류지점 인근에 위치해 있다. 또 4번째 확진된 파주 농가와 2번째 확진된 연천 농가 등은 임진강과 가까운 곳에 있다.

남북접경지역까지 확산한 ASF가 남측으로 유입됐다면 바이러스가 비무장지대를 넘어 남측으로 넘어온 경로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방역대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현재까지 북측에서 남측으로 ASF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경로로는 크게 4가지가 거론된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남쪽으로 넘어오는 경우, ASF 감염 돼지·멧돼지의 사체가 남북 사이를 흐르는 하천을 통해 흘러내려오는 경우, 감염 돼지·멧돼지의 분뇨가 하천으로 흘러내려오는 경우, 감염 돼지·멧돼지에 접촉한 파리·모기가 남쪽으로 날아오는 경우 등이다.

ASF는 공기 전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접촉’이 있어야 전염된다. 직접 접촉이나 매개체에 의한 접촉이 있어야 전염이 된다는 얘기다. 당국은 남북 사이의 철조망과 경계망을 감안하면 살아 있는 멧돼지가 직접 남쪽으로 넘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ASF에 감염된 돼지나 멧돼지의 사체·분뇨 등이 하천으로 떠내려와 남측의 멧돼지 등 야생동물은 물론 파리·모기 등에 의해 바이러스가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측 멧돼지·돼지를 접촉한 파리·모기가 남으로 날아와 전파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발생 농가들이 지하수를 사용해왔다는 점을 들어 ASF 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가 이번 사태의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나 당국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북한의 ASF 확산 실태, 특히 접경지대까지의 확산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 당국을 설득해 남북이 공동으로 조사·방역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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