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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돼지열병 테마주 ‘투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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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시총 1000억 소형주 집중

실적전망치 없어 수혜 가늠 어려워

국제곡물가·환율 변수도 고려해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주식시장에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대부분 시가총액 1000억원 대의 소형주에 자금이 몰린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실적 전망치가 없어 증권사들도 이번 사태에 따른 수혜 규모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26일에는 국내 돈육선물시장이 ASF 여파로 휴장하는 등 돌발재료도 돌출했다. 단순 기대감에 의한 무분별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돼지열병 테마주로 분류된 29개 기업들은 최근 10일간 44.94%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7~8월 한일 경제갈등 국면에서 과열양상을 보였던 ‘애국테마주 사태’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당시 애국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은 실적과 무관하게 단기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가 관심이 빠르게 식으면서 급락했다.

전날 돼지열병 5차 확진 소식에 사료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쏠리면서 주가가 재차 급등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돼지열병의 주원인인 잔반(음식 찌꺼기) 사용이 줄고 사료 사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잔반으로 돼지를 키우는 비율은 2018년 상반기 기준 전체 약 6.2%로 미미한 수준이다. 오히려 돼지열병 사태 장기화로 돼지 살처분이 늘어나면 사료 제조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잔반사용 농가가 매우 적은 데다 돼지 살처분은 사료 소비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사료업체들의 실적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곡물가격과 원·달러 환율 등 대외 변수도 투자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국내 사료업체들은 대부분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재료 구매 시기와 적정수량 확보 여부 등이 수익성 유지의 관건으로 꼽힌다. KB증권은 사료사업 매출이 전체 60% 이상을 차지하는 팜스코에 대해 “환율이 1% 오를 경우 올해 주당순이익(EPS)은 5.4%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가 급등을 이용해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가 고점에서 매도하는 것도 개인 투자자에게 위험요소다. 지난 17~1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동물의약품 업체 이글벳의 경우 최대주주인 강태성 대표이사 사장이 자사 보통주 30만주를 주당 1만600원에 장내 매도했다. 이 소식에 이날 이글벳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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