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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유럽을 여행하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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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산책자의 인문학|문갑식·이서현 지음|다산초당|300쪽|1만6000원

이탈리아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에는 서울의 남산타워처럼 젊은 연인들이 매달아 놓은 자물쇠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누군가의 눈에는 금세공 상점과 수공예 상점이 들어서 있는 곳일 뿐이다. 그러나 '신곡'의 저자 단테가 연인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장소라는 것을 아는 사람에겐 다리의 가치가 달라진다.

유럽을 여행하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작가 아내와 함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저자는 '산책하듯 여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살펴보고 숨겨진 이야기에 세심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 예술은 그런 산책자에게 훌륭한 도구가 된다.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내로라하는 위대한 예술가 15인의 흔적을 천천히 따라간다. 예술가의 이름을 잔뜩 나열하거나 미술 사조, 기법 따위를 늘어놓진 않는다. 모차르트가 생의 대부분을 보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왜 '그를 기념할 자격도 없다'는 소리를 듣는지, 유명한 바람둥이였던 카사노바가 난봉꾼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 '돈 조반니' 오디션에서 왜 떨어졌는지, 부부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계의 흥미로운 뒷얘기에 빠져든다.

[구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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