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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오래 전 ‘이날’] 9월30일 이명박 정부의 국무총리가 된 정운찬 … “무엇을 하는지 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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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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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 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국대전’이 내포한 의제는 검찰개혁부터 입시불공정, 86세대 문제까지 광범위하고 검찰과 여권은 명운을 걸고 정면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국대전’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임명은 늘 논란을 낳았습니다. 10년 전 오늘은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HBO) 총장이 인사청문회 관문을 힘겹게 통과하고 총리 취임식을 통해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던 날입니다. 2009년 9월30일 경향신문은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의 취임 첫날 행보를 다룬 기사 그리고 총리 지명 즈음에 확인된 그의 소신의 변화(?)를 짚은 칼럼 등이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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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당시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는 험난했습니다. 병역면제, 세금탈루, 위장전입 등의 다양한 문제가 드러났는데 당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고자 했지만 ‘수적 열세’로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당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정 총리의 예방도 거절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정 총리의 국회 본회의 ‘데뷔’ 때 의원총회가 있다며 인사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신임 총리가 된 ‘정운찬’ 자신도 의구심 섞인 시선을 가장 의식하고 있었을 겁니다. 취임 첫날 그는 여러 종류의 ‘각오의 말’을 했습니다. “대통령께도 할 말은 하겠고, 국민에게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 “아주 어려서부터 양심에 따라서 살려고 노력을 했다” “믿어달라, 세상이 저를 안 알아준다고 할지라도 참고 묵묵히 열심히 일해서 세상에 갚도록 하겠다” “‘무엇을 하는지 봐주십시오’라는 부탁을 야당과 국민여러분께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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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운찬 총리 취임 국면에서 가장 대중의 이목이 쏠렸던 대목은 그의 ‘변신’ 이었습니다. 그동안 학자로서 ‘정운찬’은 불평등 등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케인즈주의자로 알려져 있었고, 본인도 그런 소신을 조금씩 드러내 왔습니다. 그런데 총리 임명 이후 정 전 총리는 “대통령과 나는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크게 차이가 없다”거나 용산참사에 관해서는 “화염병 투척이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라면서 정부와 검찰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습니다. 대운하 사업엔 반대했던 그가 4대강 사업엔 찬성한다고도 했고요. 그의 이런 변화를 ‘커밍아웃’ ‘변신’ ‘변절’ 등에 빗댄 칼럼도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 실렸습니다.

정운찬 전 총리는 2010년 여름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취임식 때 그는 “세종시 문제 해결에 명예를 걸겠다”고도 했는데요, 실제로 정운찬 총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세종시’입니다. 총리를 지내는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이명박 정부를 대표해 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을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세종시 조성은 계획대로 진행됐고 그는 총리직을 내려놓게 됩니다.

국민들을 향해 “무엇을 하는지 지켜봐 달라”던 정운찬 전 총리. 그는 지금은 KBO 총재와 서울대 명예교수를 지내면서 칼럼과 강연 등을 통해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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