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당 1명 비율로 발생하는 희귀난치성 질환
-유전성 높지만 30%는 염색체 돌연변이로 발생
-남성에게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드물게 여성환자도
피가 잘 멈추지 않는 혈우병은 유전성으로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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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혈우병은 전 세계에서 1만 명당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2000여명의 환자가 등록되어 있다. 출혈이 멈추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혈이 되지 않아 사망에 이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완치방법이 없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혈우병을 유전 질환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환자의 30%는 유전이 아닌 염색체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혈우병은 유전자의 선천성, 유전성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 여러 응고인자 중 하나가 결핍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우병은 결핍된 응고인자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8번 응고인자 결핍증은 혈우병A, 9번 응고인자 결핍증은 혈우병B로 불리며 이 둘은 X염색체와 연관이 있다.
혈우병은 드물지만 후천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혈우병은 선천 혈우병이다. 선천 혈우병은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생기지 않고 소아기에 발병한다. 후천성 혈우병은 이와 달리 혈액응고인자에 대한 자가 항체가 생성돼 혈액응고인자를 방해한다. 그로 인해 혈액응고인자의 결핍인 선천 혈우병과 같은 증상을 나타낸다. 고령에 과거력이나 가족력 없이 급성 출혈로 발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박영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흔히 혈우병을 성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30%의 환자는 가족력 없이 돌연변이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편 혈우병은 남성에게만 발병하지 않는다. 아주 드물지만 특별한 기전으로 여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박 교수는 “혈우병은 X염색체 관련 열성 유전이므로 환자는 대부분 남성이고 여성은 보인자”라며 “이렇게 특별하게 나타나는 여성혈우병의 경우 대개 혈우병의 가족력이 있으면서 출혈 경향을 보이는 여성에서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혈우병에 대한 큰 오해가 혈우병 환자는 모두가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혈우병 환자는 응고인자가 부족하지만 우리 몸에는 여러 지혈 관련 물질과 기전이 존재해 상처가 생기면 지혈 및 응고반응이 정상적으로 일어나 지혈이 된다. 다만 출혈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박 교수는 “혈우병 환자에서 가장 주된 출혈 증상은 근골격계 출혈로 이로 인해 관절병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반복적인 관절 출혈은 장기적으로 만성 통증과 관절 기능 악화를 동반한 비후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혈우병 환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합병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혈우병 환자도 꾸준한 관리 및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혈우병은 유전자 결함에 의한 혈액응고인자 결핍증이므로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보충해주는 치료를 한다. 또 필요한 경우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박 교수는 “다만 아직까지는 혈우병을 완치하는 치료법은 없다. 현재 혈우병 치료는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해 출혈을 예방하고 지혈시키는 것”이라며 “하지만 결함된 유전자를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완치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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