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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팩트 체크] 조국 딸, 서울대 인권법센터 인턴 명단에 아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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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게이트]

정경심 "집에서 인턴안했다"는데… 당시 인턴 모두 대학생·대학원생

조국 법무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딸(28·이하 '조씨')의 서울대 인턴 활동 부정 의혹에 대해 30일 "집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페이스북에서 주장했다. 학교나 연구실에서 실제로 인턴 활동을 했다는 의미다. 조씨는 자신의 인턴 활동 내용이 '자료 조사'였다고 검찰에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서울대가 국회에 제출한 과거 '자료 조사 담당' 인턴 명단에도 조씨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는 곽상도(자유한국당) 국회의원으로부터 '2006년 이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현황' 자료 요청을 받고 30일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자료에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교수가 개별적으로 채용한 인턴 49명 전원의 이름과 소속, 인턴 기간, 업무 내용이 담겼다. 자료에 따르면, 조씨가 활동 기간으로 주장하는 2009년 이 센터에서 근무한 인턴은 대학생 2명, 대학원생 5명이 전부였다. 조씨는 물론 '고등학생' 자체가 한 명도 없었다.

다른 인턴의 경우, 조씨 주장처럼 '자료 조사'만 한 경우에도 명단에 이름이 올랐고, 어떤 자료를 조사했는지가 구체적으로 적혔다. 인턴 49명 중 28명이 자료 조사 업무를 했고, '난민 관련 자료 수집' '공익인권 분야 자료 수집' 등이 채용 목적으로 표기됐다. 조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고등학생 인턴 증명서라는 것이 별거 아니다"라고 했다. '(자료 조사 같은) 간단한 업무도 인턴 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자료 조사를 한 인턴 목록에도 조씨는 나와 있지 않은 것이 확인된 것이다. 곽상도 의원은 “조국 장관 부부는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며 “자녀들이 위조나 허위 없이 본인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게 무엇인지 검찰수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위 인턴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또 있다. 조씨가 고려대에 제출한 공익인권법센터 서류에는 인턴 활동 기간이 '2009년 5월 1~15일'로 나온다. 이 기간 중 나흘이 그해 주요 입학시험 일정과 겹친다. 그해 AP 시험 날짜가 수리 시험은 5월 6일, 생물은 5월 11일, 화학은 5월 12일이었다. 같은 달 2일에는 SAT(미국 대학입학시험자격) 시험도 치렀다.

조 장관은 지난달 "조씨가 공주대에서 2009년 3~8월 연구실 인턴으로 근무했다"고 법무부를 통해 밝혔다. 해당 연구소는 충남 공주시에 있다. 조씨 주장대로라면 조씨는 고3이던 해 5월 학교생활을 하면서 각종 시험도 보고, 서울과 충남을 오가며 인턴 활동까지 했다는 의미다.

[최원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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