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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MBC, 허가 없이 드론 띄워 조국 집회 불법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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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서 이틀연속 영상 보여주며 "200만명 모여" 주최측 주장 옮겨

노조도 自社 참가인원 보도 비판

지난 28일 조국 법무장관 지지 집회(이하 조국집회) 참가자가 200만명이라는 친여권 주장의 배경에는 MBC가 촬영한 드론 영상이 있다. 친문(親文) 네티즌들은 집회 현장 상공에서 찍은 이 영상을 퍼 나르며 "MBC가 돌아왔다"고 찬양했다. 칭찬받은 MBC는 이튿날 드론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그러나 이 영상들은 사전 허가 없이 불법 촬영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MBC 영상은 28일 '조국 법무장관 지지 집회(조국 집회)' 현장을 담았다. 폭 40m인 반포대로 구간 중 서초역~누에다리 약 620m와 서초역 사거리 일대였다. 구간 중 일부는 서초구의 서리풀축제 현장이었다. 하지만 친문 네티즌들은 이 영상을 인터넷에 퍼 나르며 "200만이 참가한 것이 확실하다" "MBC는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언론"이라고 했다.

이에 MBC는 29일 뉴스에서 추가로 드론 영상을 공개하고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촛불의 물결이 더 뚜렷하다"고 했다. 뉴스 앵커는 "하늘에서 본 영상으로 집회의 규모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며 '200만명이 모였다'는 주최 측 주장을 다시 보도했다. 추가 영상을 공개한 이날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전날보다 0.4%포인트 상승한 3.9%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 확인 결과 집회 당일 국토부에 드론 야간(夜間) 비행 허가 요청을 한 곳은 서리풀축제를 주최한 서초구청뿐이었다. '야간 촬영'을 소관하는 국방부엔 28일 접수된 신고가 아예 없었다. 정부 당국은 비행체 간 충돌 방지 등을 위한 허가·신고 절차를 밟도록 규정한다.

MBC 제 3노조도 이날 자사(自社) 보도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노조 측은 "MBC 뉴스데스크가 28일 집회 참가 인원을 100만으로 보도하며 어디에 100만이 있는지 보도하지 않았고, 다음 날엔 참가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고 지적했다. 또 "MBC드론 영상을 통해 200만명을 추정할 수는 없다"며 "MBC 보도대로 200만이 모이려면 참가자 한 사람이 14명씩 업어야 한다는 분석이 있는데 왜 조롱당할 보도를 하느냐"고 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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