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CSIS 연례 포럼
“미국, 한·일갈등 극복 더 큰 역할”
루드 차관은 연설에서 “중국이 공격적으로 군사 굴기를 하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도전 과제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미국은 한·일 양국이 갈등을 극복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모두 ‘린치핀(linchpin·핵심축)’과 같은 동맹”이라면서도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 부담을 요구했다. 루드 차관은 “부담은 공정하고 공평하게 나누는 방향으로 가야 할 때”라며 “한국은 그간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상당히 발전해 왔으며, 이젠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라고 요구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50년간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가장 중요한 기둥은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었다”며 “두 나라가 갈등을 지속하는 건 한반도만이 아니라 지역 전체 평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드 차관 “한국 상당히 발전, 방위비 공평해야” 분담금 증액 요구
그러면서 “두 나라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즉각 마련하고 대화를 복원하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사이의 정상회담은 빠를수록 좋다”며 “두 정상이 보편적 인권과 자유무역의 토대 위에서 미래지향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행사에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9월 10일 사임 이후 처음으로 공개 발언을 했다.
그는 "김정은은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바 없고, 절대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를 일부 완화해 주면 핵 개발을 계속할 뿐만 아니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계속 보유할 경우 새로운 AQ 칸(북핵 개발을 도운 파키스탄 핵물리학자)이나 운반 가능한 핵무기의 아마존, 월마트처럼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일부 제재 완화로 경제 발전과 핵·미사일 개발까지 손에 넣겠다는 북한 논리에 속아 넘어가고 있는 곳이 있다. 특히 한국”이라며 한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비판했다.
그는 한·일 갈등에 대해선 “워싱턴이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관심을 두지 않으며 수동적이었던 건 큰 실책”이라며 “한국의 지소미아 연장 거부는 미국의 긴급한 관심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존 햄리 CSIS 소장은 환영사에서 “중앙일보-CSIS 포럼은 통상 서울에서 했지만 올해 열 번째 포럼을 워싱턴에서 개최한 건 시의적절하다”며 "볼턴 전 보좌관이 기조연설자로 나선 건 우리가 직면한 가장 도전적인 문제들을 숙고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나는 한·미 방위분당금 협정(SMA)의 설계자 중 한 명이었다”며 "원칙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부담인데 미국은 갑자기 훨씬 많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가 한쪽에선 50억 달러를, 다른 한쪽은 10억 달러를 부르며 터키 시장처럼 액수를 놓고 흥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CSIS 포럼
2011년부터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포럼.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대외정책 입안자들을 비롯한 양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동북아 정세와 미래 아시아 평화의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포럼이 워싱턴에서 개최된 것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미 정부의 안보·외교 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적인 싱크탱크다.
중앙일보-CSIS포럼 특별취재팀, 워싱턴=임종주·정효식·박현영 특파원, 전수진 기자 lim.jongj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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