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
인천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수도관 소재를 녹 문제를 안고 있는 금속관 일변도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인천을 비롯한 광역지자체는 대부분 50년 이상 금속관을 상수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은 지난달 '인천 수돗물 사태의 실태와 원인'이란 주제로 노후 인프라와 관련해 과학기술회관에서 포럼을 열었다. 이 날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학과 교수는 인천 수돗물 사태는 물 관리 문제를 떠나 녹이라는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 교수는 ISO 국제표준화 및 플라스틱 파이프 전문가다.
계 교수는 "물 유지관리 자체가 부식으로 인한 녹이 있음을 의미하며 원인인 수도관 소재를 플라스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100년 이상 내구성을 지녀 미군부대에 공급할 정도로 국내 플라스틱 파이프 기술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여전히 금속관만 고수한다"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는 최근 10년간 대부분의 수도관에 덕타일 주철관과 함께 PVC관이 시공되고 있다. 두 파이프간의 비율도 5대5 정도인데 이는 PVC파이프가 녹이 슬지 않고 내구성이 보강된 데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맹승규 세종대학교 교수는 "이번 인천 수돗물 사태는 인재로서 단수를 염려해 수계 전환을 잘못한 것이 원인"이라며 "이제 단수에 대한 민간인의 이해도 필요하며 수도관 소재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노후인프라센터장은 "상수도관의 최소관리 기준, 성능개선기준, 일상유지관리기준, 예방적 관리 기준을 만들어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에 따르면 연간 노후 상수도 교체 비용은 5200억원 정도 소요된다.
수도관 소재의 다양화 목소리는 지난 2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에서도 나왔다. 이 날 이현동 박사(KICT/UST)는 "iPVC 수도관의 품질 우수성은 이미 인정됐다"며 "하지만 업체마다 품질 편차가 커 업계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과제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업체들이 수시로 연구 데이터를 제공하고 세미나를 여는 동시에 공무원들도 검증된 제품은 수용한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식 경희대교수도 "예전부터 관성적으로 금속관이 사용됐다"며 "최근 다양한 소재의 개발로 주철관의 부식과 안전성을 대체 할 수 있는 배관으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했다.
PVC나 PE등 플라스틱 파이프 업계도 금속관으로는 결국 녹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지자체들이 자재 선택 다양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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