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2개교 연평균 886만원 / 270만원 내외 일반고와 격차 커 / 5곳 중 1곳 학비 1000만원 넘어 / 광양제철고 569만원 가장 저렴 / 2020년부터 서울 자사고 입학생 / 한 달 이상 재학해야 전학 가능
지난해 자율형사립고 재학생은 1인당 900만원에 가까운 학비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자사고 중 가장 학비가 비싼 곳은 강원 민족사관고로 한 해 약 2700만원을 내야 했다.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사고 연간 학비 현황’에 따르면, 2018회계연도 결산 기준 전국 42개 자사고의 학부모 1인당 연간 부담금은 평균 886만4000원이었다. 세부적으로 △수업료 418만1000원 △수익자부담경비 328만8000원 △학교운영지원비 131만9000원 △입학금 7만6000원 등이 포함됐다.
자사고 5곳 중 1곳 이상(21.4%)은 연간 학부모부담금이 1000만원을 넘었다. 민사고는 학생 1명당 연간 2671만8000원이 필요해 전국 자사고 42개교 가운데 학비가 가장 많이 들었다. 270만원 내외로 알려진 일반고 학비의 약 10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서울 하나고(1547만6000원), 경기 용인외대부고(1329만원), 인천하늘고(1228만1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시·도교육청이 자사고에 내린 지정취소 통보 중 교육부가 유일하게 부동의권을 행사한 전북 상산고는 1149만원으로 5위에 올랐다. 경북 김천고(1136만4000원), 울산 현대청운고(1113만7000원), 서울 동성고(1027만6000원), 충남 북일고(1017만6000원) 등 총 9곳이 학부모부담금 10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자사고 중 학비가 가장 싼 곳은 전남 광양제철고(569만4000원)였다. 이밖에 경북 포항제철고(677만8000원), 서울 세화고(689만5000원)·한가람고(694만1000원)·세화여고(694만3000원) 등이 그나마 학비가 저렴했다.
한 해 2000만원 이상의 학비를 내는 고교가 있는 반면, 일선 학교에서는 가정 형편 때문에 일반고 학비조차 내지 못하는 학생이 한 해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 의원이 공개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학비를 낼 여유가 없었던 학생은 8945명이었다. 2016년 2812명, 2017년 2927명, 지난해 3206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별로는 제조업 불황 직격타를 맞은 경남이 2016년 10명에서 지난해 57명으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자사고 학비가 비싼 것은 일반고와 달리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고 학생 납입금과 법인의 지원금으로만 운영해서다. 자사고는 고교무상교육의 대상이 아니므로 올해 2학기부터 고3을 대상으로 시행된 고교 무상교육이 전 학년으로 확대될 경우 일반고와의 학비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내년 서울 자사고 입학생은 학기 시작 이후 한 달이 지나야만 일반고 전학이 가능해진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3월부터 적용될 ‘고등학교 전·편입학 시행계획’을 이 같은 내용으로 개정하기로 했다. 원하는 일반고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이 일단 자사고에 입학한 뒤, 학기 시작 직후 바로 일반고로 전학하는 ‘꼼수’를 막기 위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실제 자사고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학 허용 재학 기간을 한 달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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