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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中뒤통수 친 애플···홍콩시위대에 진압정보 알려주는 앱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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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홍콩 시위대가 경찰 진압을 피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의 앱(APP)의 출시를 허가했다. 당초 애플은 이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앱 출시 불허 방침을 내놨으나 비판이 일자, 승인하는 것으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애플은 중국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세계에서 아이폰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인 중국에서 “애플이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홍콩 시위의 불똥이 애먼 애플 쪽으로 옮겨붙고 있는 형세다.



“불법 조장” 거부한 애플...“중국 눈치” 비판일자 재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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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map.live 시연 앱의 모습. [홍콩 민주화운동 지지해주세요 트위터 캡쳐]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홍콩맵라이브’(hkmap.live) 앱 출시를 불허하기로 한 당초 결정을 취소하고 지난 4일 앱 판매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앱은 웹사이트의 모바일 버전으로, 지도 위에 이모티콘을 표시해 사용자들이 교통사고가 난 지역 또는 혼잡 지역 등의 위험 장소를 피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앱 이용자들이 직접 정보를 올리거나 편집할 수 있으며 이는 전체 이용자에 공유된다. 예를 들어 한 이용자가 홍콩 어떤 지역에 경찰 병력이 어느 정도 모여있는지 등의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앱에 올리면, 이 정보를 공유한 홍콩 시위대들이 그 지역을 우회해 이동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당초 애플은 지난 2일 이 앱의 홍콩 내 판매를 불허했다. 익명의 앱 개발자에 따르면 애플은 “이 앱이 이용자의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법 집행을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판매 불허 통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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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map.live에 해당 지점에 경찰차량 집결 소식이 올라와 있다. [hkmap.live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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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개발자는 트위터에서 애플을 정면 반박했다. “구글의 Waze(사용자가 편집 가능한 지도앱)가 교통 경찰의 단속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해서 불법을 조장하는 것인가. 승인 거부는 불공정하다”며 “애플이 홍콩 시위대를 불법 행위자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제인 투프 치치(Zeynep Tufekci) 역시 “애플의 결정은 단지 중국 정부를 기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판이 거세지자 애플은 입장을 바꿔 재허가 과정을 거쳐 이 앱의 판매를 승인했다.



중, “애플, 홍콩 폭도들과 공범” 비난 폭주



그러자 이번엔 중국이 가만 있지 않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애플이 홍콩시위대를 돕는 앱으로 싸움에 가세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앱이 시위대를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지난 4~6일 앱에는 시위대가 방화를 했거나 폭력 행위로 문제를 일으켰다는 정보는 거의 없고 대부분 경찰 인원, 차량 배치 정보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콩맵라이브는 경찰의 진압작전을 폭도(시위대)들에게 그대로 보고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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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홍콩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에 얼굴에 불이 붙어있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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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는 특히 애플을 향해 “올바른 결정을 내렸던 애플이 갑자기 폭도들과 ‘공범’이 되기로 입장을 바꾼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서구 세력이 이같은 결정에 압박을 넣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웨이보(중국식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서도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를 내쫓았다. 그런데 우리가 홍콩을 돕는 애플을 왜 받아줘야 하는가” “중국이 대항하면 애플은 살아남을 수 없다.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글이 주를 이뤘다.

블룸버그는 애플에 앱 허가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복면금지법 위반 혐의...최소 13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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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가 시진핑 주석과 홍콩 정부 관료들의 사진에 'X' 표시를 했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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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콩 경찰은 전날 시위에서 복면금지법 위반 혐의로 최소 13명을 체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또 택시 1대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2명이 차에 깔렸고 운전자는 시위대에 의해 끌어내려져 폭행당하는 등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도 벌어졌다. CNN은 18주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반정부 시위 중 가장 폭력적인 사건이라고 전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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