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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돼지열병 전파 복병’ 야생 멧돼지 폐사체 부쩍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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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강원 작년 하반기 3마리, 올해 8월까지 34마리로 급증

DMZ 사체 바이러스 확인돼

남하 길목 차단 선제대응 시급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남하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야생 멧돼지에 대한 선제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지역과 경기·인천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ASF가 야생 멧돼지를 통해 경북·충북 등을 거쳐 남쪽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 들어 경기·인천·강원 지역에서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경기·인천·강원 지역에서 발견한 야생 멧돼지 폐사체 수는 2018년 8~12월 3마리에 불과했으나, 2019년 1~8월에는 34마리로 급증했다.

올 들어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주요 지역은 철원군(15건), 연천군(8건), 파주시(4건), 인제군(3건), 포천시(2건), 고성군(1건) 등이다. 이 중 파주시와 연천군은 ASF가 발병한 지역이다.

그동안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일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멧돼지에 의한 ASF 확산 가능성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야생 멧돼지를 통한 ASF 바이러스의 전국 확산 가능성은 크게 2가지로 예상되고 있다. 먼저 경기·인천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국내 ASF 바이러스가 야생 멧돼지를 통해 남쪽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난 5월 발생한 북한의 ASF 바이러스가 야생 멧돼지를 통해 국내로 유입된 뒤 남쪽으로 퍼지는 것이다. 지난달 17일 오전 6시 북한에서 멧돼지 3마리가 한강을 건너 강화군 교동도에 위치한 군부대 철책 안까지 왔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간 일도 있었다.

ASF 바이러스가 야생 멧돼지를 통해 남하할 수 있는 주요 길목으로는 강원도 철원군과 인제군 등이 지목된다. 야생 멧돼지가 이들 지역과 숲으로 연결된 충북·경북 지역을 거쳐 국내 최대 양돈지역인 충남 등 중부지역으로 ASF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권 의원은 “ASF 바이러스가 서부권에서 동부권으로 넘어가는 길목을 차단하면서 철원군·인제군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방역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6일 의심 신고가 들어온 충남 보령시와 경기 포천시의 돼지는 ASF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SF는 지난 2일 이후 추가 확진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17일 ASF 첫 확진 이후 바이러스의 잠복기(최대 19일)를 고려해 ‘위험기간’으로 보는 3주가 끝나가면서 ASF 확산이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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