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에 대한 해제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국회를 봉쇄하던 계엄군이 떠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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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경찰이 정문 앞에서 몰려온 시민들을 가로막고 계엄군이 국회 경내에 진입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았다. 헬기를 타고 국회 경내에 진입한 계엄군은 국회 보좌진의 제지를 피해 창문을 깨고 본관 건물 내로 진입하기도 했다. 계엄군은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자 스스로 퇴각했다.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도 경찰이 시민 통행을 통제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경찰은 국회의사당에 국회의원과 보좌관, 국회출입 기자단만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들어갈 수 있도록 통제에 나섰다. 이후 경찰은 국회의원과 보좌진 출입까지 막았다. 한 보좌관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경찰이 계엄령이라는 이유로 정문 앞에서부터 막아서서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 의원은 “출입증을 보여주고 국회의원인 걸 한참 확인시켜준 뒤에서야 들어갔다”고 말했다. 일부 보좌진들은 급한 마음에 국회 담장을 넘어 국회 안으로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시민들이 경비 중인 경찰에게 국회로 들어가게 들어가게 해달라는 요청이 거부 당하자 실랑이를 벌였다. 국회로 복귀하는 국회의원들이 보일 때마다 시민들은 “국회의원님 계엄령 해제해 달라”라고 소리를 질렀다. 유튜버들은 국회 진입을 막는 경찰에게 “국회에 왜 못들어가게 하냐” “나라가 김건희꺼냐 윤석열 꺼냐”라는 소리를 질렀다. 경찰은 국회 정문 앞에서 욕설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하며 채증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착해 국회 경내로 들어간다고 하자 “화이팅”이라며 환호하는 시민 연호가 들리기도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 안쪽에서 정문쪽으로 와서 시민들을 응원했다. 시민들은 조 대표의 얼굴을 보고 “열어라 열어라”라고 10여차례 연호했다.
용산 대통령실 앞도 시민 통행이 통제됐다. 경찰들이 서문, 중문, 후문 등을 모두 막았다. 기자가 오후 11시30분쯤 도착했을 때 경찰이 신분증을 확인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사이 날카로운 헬리콥터 소리가 여의도 상공을 뒤흔들었다. 헬리콥터 3~5대가 국회 소통관과 본청 사이 공간에 경내에 착륙했다.
헬기에서 내린 계엄군이 국회 본청 앞으로 진출하자 본청 앞에 모여 있던 국회 보좌진과 시민들이 가로막으면서 대치했다. 계엄군은 국민의힘 정책실로 진입하려다 당직자들에게 저지당하자 다른 진입 루트를 찾느라 대원들이 흩어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벌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소집한 회의에 국회의원들이 속속 출석해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이후 계엄군은 속속 퇴각했다. 국회 본청 앞과 정문 앞에 모여 있던 시민들은 계엄군을 태운 헬리콥터가 이룩하는 소리가 들리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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