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신 스마트폰에서 지상파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기능을 뺀 것을 두고 논란이다. 지상파 방송 업계에선 재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사라질 것이라며 우려한다. 반면 소비자들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지상파DMB 기능이 유명무실했던 만큼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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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DMB…보편적 시청권 VS 유명무실 기능=삼성전자가 지난 8월 대화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이하 갤노트10)’을 출시하면서 지상파DMB 기능을 제외한 것이 논란의 발단이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지상파DMB를 뺀 건 갤노트10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고가형 스마트폰에 DMB 수신기능을 달았다.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DMB 방송 상용화 이후 과거 피처폰 시절부터 휴대폰의 필수 기능처럼 인식돼왔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제조사들이 의무적으로 DMB 기능을 탑재할 필요는 없다.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DMB 수신 기능 탑재를 권장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그동안 예외없이 지상파 DMB 기능을 달았을 뿐이다.
그러나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을 보는 시대인데 굳이 화질 낮고 전파 사각지대가 많은 DMB를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냐는 DMB 무용론이 예전부터 흘러나왔다. 지상파 DMB 기능을 위해선 DMB 수신모듈(칩)과 안테나 등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부품 단가가 오르고, 스마트폰 외부 디자인이 제한을 받는다는 점도 제조사들이 DMB 기능 탑재에 회의를 갖게 된 이유다.
반면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DMB가 ‘재난 방송 수신매체’라며 스마트폰 DMB 기능 제외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상파 방송사들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지상파DMB는 이동통신망에 의존하지 않고도 재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이동형 재난매체인데 외면받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데이터 차감없이 시청이 가능해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 주는 만큼 스마트폰에서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협회측 주장이다.
DMB는 지난 2014년 6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재난방송 수신매체’로 지정·명시됐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2017년 12월 지상파 DMB 방송사의 재허가 조건으로 고화질 DMB 방송의 시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의 성능, 기능은 소비자 이용환경이나 시장 요구 등에 따라 모델별로 결정한다”며 “향후 모델의 DMB 탑재 여부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용률 한자릿수…“소비자 이용환경 따져야”=업계나 소비자들 사이에선 최신 스마트폰에서 지상파DMB 기능이 제외되는 건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아프리카 TV 등 동영상 서비스 이용이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DMB는 이미 소수 매체로 전락했다. 실제 방통위가 올초 발표한 2018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3개월 이내 DMB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자는 7.5%에 그쳤다.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전파 음영지역도 여전히 많다. 정부와 방송사들은 재난방송 매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재난 상황에서 매체로서 제 역할을 수행할 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FM 라디오 기능 같은 대안 기능도 있다.
이동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 기술 발달과 이동통신 이용환경 변화로 모바일 방송 이용량이 크게 늘면서 DMB는 이미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IT(정보통신) 전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5G 시대 보다 선명하고 잘 터지는 모바일 방송 서비스가 있는데 굳이 DMB를 켤 상황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그나마 별도의 데이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게 DMB 방송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수 기자 lj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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