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단독] 北 OK하면···29년만의 평양 남북축구, 직항로로 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미,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장비 대북제재 면제 합의

미국은 선수단 직항기, 응원단 협조적…북한이 문제

중앙일보

지난 6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한국과 이란의 평가전. 후반전 한국의 황의조가 선제골을 넣은 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는 15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카타르 월드컵 남북 예선전에 참가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장비 일체에 대해 지난주 대북 제재 면제 절차가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한·미 워킹그룹회의를 열고 조만간 방북할 한국 축구대표팀의 물품을 모두 제재 면제하기로 합의했다”며 “북한 축구협회가 지난달 23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평양에서 남북 예선전을 진행하겠다고 밝히 뒤 정부가 준비에 속도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에 따라 남북 간에 물자나 재화가 오가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유엔 제재상 축구대표팀 장비 가운데 혈압기 등 의료기기는 고도의 전략물자, 스포츠용품 일부는 사치품에 해당해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이와 별도로 선수단 방북 신청서는 접수되는 대로 승인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워킹그룹 논의 과정에서 미국은 평양 월드컵 예선전 관련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선수단의 직항로 이용, 응원단 방북 등 남북 간에 합의만 되면 제재 면제를 신속하게 처리해주겠다는 취지다.

성인 남자 남북 축구대표팀이 북한 현지에서 경기하는 것은 1990년 10월 11일 친선경기 이후 29년 만이다. 의미가 남다른 만큼 정부는 한국 대표팀의 ‘인천(김포)-평양’ 서해 직항로를 이용한 방북과 응원단 파견을 추진 중이다.

중앙일보

지난 6월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관중석을 가득 메운 붉은악마들이 한국의 1-0 승리 직후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당국자는 “현재로썬 우리 대표팀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북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북한과 협의해 남북 직항로로 가게 되면 선수단 피로도 줄고, 응원단 방북도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직항로 이용에 대비해 민간항공기 활용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는 선수단 방북 경로, 응원단 관련 남북 협의 가능성을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이 정부의 다각도 타진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정부는 10일 전까진 북한의 호응이 있어야 관련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응원단 파견과 관련해 “경기까지 일주일 정도 남은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앙일보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에서 스리랑카, 15일 평양에서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북한의 호날두'로 불리는 공격수 한광성. 한광성은 지난 8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인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1부리그) 유벤투스에서 뛰게 됐다. [사진=칼리알리 홈페이지]


이 당국자는 “손흥민과 한광성의 남북 축구 대결에 전 세계 관심이 높다”며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남북이 순수하게 축구 대회를 치르자는 입장으로 북측에 호응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