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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정상회의서 10兆 '北개발은행' 설립 의제 띄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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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文대통령에 건의…北개방 대비 안정적 인프라 자금 조성

아세안 지지 토대로 국제기구 참여 모색…'한반도 평화' 상징 의미도

靑 "공식 논의된 바 없어"…비핵화 협상 결렬 속 의제선정도 신중 기할 듯

연합뉴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위 2차회의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제2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9.17 kimsdoo@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내달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북한개발은행'을 부산에 설립하는 방안이 공식 의제로 논의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비핵화 이후 시장을 개방하고 기반시설 개발을 본격화할 때를 대비해 10조원 규모의 지원자금을 미리 조성하자는 취지로, 한국 정부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 사안을 이슈화하며 아세안 정상들의 지지를 발판 삼아 국제사회의 참여를 견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9일 정부와 부산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와 외교부 등을 중심으로 조만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다룰 의제를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부산시가 제안한 북한개발은행 설립안 역시 하나의 아이디어로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개발은행 설립안이 처음 제안된 것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 13일 부산 사상공단에서 열린 부산비전선포식 참석을 위해 부산을 찾았고,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오거돈 부산시장이 "북한 개발은행 설립을 정상회의 의제로 채택해달라"라고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 역시 당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부산시는 개발은행 설립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개발은행 초기 투자금은 10조원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정부 및 전국 자치단체가 조성한 남북협력기금을 비롯,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이 기금 마련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참여도 유도하겠다는 것이 부산시의 구상이다.

이런 구상은 내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경우 그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최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에는 김 위원장의 참석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번 회의를 남북관계 개선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아세안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개발은행 설립을 공론화한다면, 정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북한에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아직 북한개발은행 설립안의 경우 공식적으로 논의된 사안은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의제 설정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며 "북한개발은행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언급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다시 난항을 겪는 등 민감한 시점임을 고려, 정부가 의제 설정에 한층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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