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준 SKT 전무, 신사업 투자 유치 연타석 홈런
'한국판 트위치' 선보이고 원스토어 동남아 진출
e스포츠 전문기업 T1, 웹툰·TV시리즈도 제작 추진
허석준 SK텔레콤 프라이빗 플레이스먼트 그룹장(전무) [SK텔레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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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K-팝 다음에는 게임, e스포츠가 새로운 한류를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 론칭하는 게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토종 UGC(사용자 창작 콘텐츠) 서비스로 1000만 국민이 즐길 수 있는 방송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SK텔레콤이 콘텐츠 분야 전반에서 글로벌 사업자와 전면전에 나섰다. 앞서 비디오 OTT ‘웨이브’로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진 데 이어, 신규 게임 OTT와 e스포츠를 앞세워 새로운 한류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SK텔레콤의 게임 OTT 출범 계획은 150조원 규모의 글로벌 게임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모바일 게임 유통 시장을 장악한 구글, 애플, 아마존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신사업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차원으로 읽힌다.
지난 11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T타워에서 허석준 SK텔레콤 프라이빗 플레이스먼트 그룹장(전무·사진)을 만났다.
내년 하반기에 모습을 드러낼 SK텔레콤의 게임 OTT 플랫폼은 아프리카TV, 유튜브, 아마존이 운영하는 트위치 등과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스트리밍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현재 게임 OTT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해외 사업자와 합작사 설립 등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허 전무는 “아직까지 상대 사업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웨이브’가 레디 메이드 플랫폼이라면 신규 게임 OTT는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방송하는 유튜브, 트위치(Twitch) 같은 형태”라며 “게임 OTT에는 컴캐스트와 새로 설립한 합작사 T1이 게임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 선보인 웨이브가 토종OTT였다면 내년에는 아마존이 운영하는 트위치에 대항할 수 있는 '토종'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e스포츠 전문기업 T1은 내년 초 오픈하는 ‘T1 e스포츠 센터’를 통해 다양한 크리에이터, 작가 등을 지원하는 동시에, 새로 만드는 게임 OTT에 콘텐츠를 공급한다. SK텔레콤은 향후 다중채널 네트워크(MCN) 사업까지 저변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SK텔레콤 소속이다 보니 다소 운신의 폭이 좁았던 사업 확장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보다 공격적인 투자로 기존 규모보다 50배 이상 성장시켜 e스포츠 글로벌 리더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T1은 현재 국내 웹툰 플랫폼, NBC유니버셜 등과 e스포츠를 소재로 한 웹툰 콘텐츠, TV 시리즈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원스토어’ 관련 투자유치를 마무리하고 연말 싱가포르 이통사 싱텔과 합작사 설립에 나선다. 투자 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합작사 지분의 51%를 ‘원스토어’가 가진다. 합작사의 본사는 국가별 결제시스템 정책상 싱가포르에 두고 싱텔이 서비스 중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5개국에 ‘원스토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격적인 서비스는 내년 초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원스토어’는 이동통신3사의 앱마켓과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합한 앱 마켓이다. SK텔레콤이 65.5%, 네이버가 3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 '원스토어'는 출범 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으나, 지난해 수익 배분 정책을 바꾼 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원스토어’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60% 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허 전무는 “해외 어디에도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가 아닌 토종 앱마켓이 선전하고 있는 곳이 없다 보니 해외에서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국내서 원스토어를 통해 서비스하는 게임사의 만족도도 높아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와의 인수합병(M&A)에 들어가는 약 3879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역시 허 전무가 맡고 있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를 인수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예정이며, 현재 정부 심사가 진행 중이다. 관련 투자 유치는 내년 1월경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 전무는 “연초부터 여러 딜을 추진해왔으나 정부 승인 등의 이슈로 연말에 딜 클로징(금융 약정 체결)이 몰리게 됐다”며 “e스포츠, OTT, 원스토어 등은 자산규모, 투자유치 규모는 작아도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플랫폼 사업이고, 케이블TV는 기존 미디어업계를 정리하는 차원인 만큼 각각의 투자자 성격, 요구사항 등이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5G 사업에서 콘텐츠 업셀링을 하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비디오, 그다음이 게임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며 “게임 OTT 등을 통해 게임을 하다가 터치를 하면 바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5G 네트워크에서 활발하게 게임을 보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에 합류한 허 전무는 지난 20년간 투자업에 종사한 펀딩 전문가로 지상파 3사와 손잡고 ‘푹(pooq)’과 ‘옥수수’를 통합한 ‘웨이브’, 미국 미디어 1위 기업 컴캐스트와의 e스포츠 합작사 설립 등 최근 SK텔레콤이 추진한 굵직한 신사업 해외 자금 조달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웨이브’에 2000억원, ‘T1’에 4100만 달러(약 492억원)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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