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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국감서 '정무감각' 언급한 까닭…"예나 지금이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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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자신의 ‘정무감각’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윤 총장은 17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 대상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검찰 수사 등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데일리

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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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인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질의 순서에서 윤 총장이 흔들림 없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윤 총장에게 “검사 된 이후 지금까지 검사로서 윤석열이 변한 게 있느냐, 전혀 없다고 자부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윤 총장은 “자부까지는 아니라도 예나 지금이나 정무감각 없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총장이 이같은 답변을 한 것은 과거 박근혜 정부 국정원이 댓글 조작 사건 수사를 진행한 특수통 검사들에게 “정무적 감각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수사를 방해하려한 정황이 드러났던 사실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는 2013년 당시 국정원이 검찰 수사팀을 와해하려 시도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문건을 검찰에 넘긴 바 있다. 문건에는 국정원이 댓글수사팀 인적구성을 문제 삼아 교체를 건의하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낸 보고서 등도 포함됐다. 해당 보고서에는 “정무감각이 부족한 특수통 검사들이 수사를 주도해 정부 정통성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극히 정치적인 의도로 작성된 평가가 담겨 있었다.

실제 검찰은 2013년 윤 총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댓글 진상 수사를 벌였으나, 외압 논란이 수차례 불거지면서 결국 채동욱 총장이 사퇴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수사 외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던 윤 총장은, 이날도 ‘정무감각 발언’을 통해 정부 압박과 무관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은연 중 비친 것으로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와 관련해 여권의 맹비난을 받고 있는 윤 총장은 이번 국감에서도 관련 질의를 여당 의원들로부터 수차례 받고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조 전 장관 수사 사태와 관련한 정치적 갈등을 의식한 듯 별도의 강조점 없는 원론적인 입장이나, 이날 ‘정무감각’ 발언만은 확고한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선뜻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아울러 검찰의 정치 행보를 비판하는 시선에 대해 에둘러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도 분석된다.

다만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절차에 따라, 할 수 있는 한 가장 신속한 방식으로 처리할 방침”이라며 신속 수사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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