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머스가 CJ컵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JNA골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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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글로 내 이름을 완벽히 쓸 수 없지만 아직 1년의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연습을 하면 충분히 배울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에서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까치발 장타자’ 저스틴 토머스(26·미국)는 우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이런 말을 한 까닭은 우승 트로피와 관련이 있다. CJ컵 트로피는 한글로 참가 선수들의 이름을 새겨 넣은 뒤 우승자의 이름에만 금색을 칠한 것이다.
20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토머스는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2위 대니 리(뉴질랜드∙18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7년 초대 대회 우승에 이은 두 번째 우승이다.
토머스는 우승 후 "대니 리가 워낙 잘 해서 힘든 하루였다. 하지만 나 역시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 샷을 잘 해 우승했다. 굉장히 만족한다"고 했다. 통산 11승 중 4승을 아시아에서 거둔 비결에 대해 토머스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지난 2주 동안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고 했다.
토머스는 이날 승부처로 14번 홀(파4)을 꼽았다. 대니 리와 공동 선두로 달리던 토머스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 선두로 나섰고, 대니 리가 15번과 16번 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한 덕에 3타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토머스는 "나흘 내내 최고의 샷이 14번 홀에서 나왔다"고 했다.
54홀 선두로 나선 11개 대회에서 8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토머스는 ‘베스트 클로저’라는 칭찬에 대해 "아직은 11승밖에 하지 않았다. 통산 40승 정도 한 후에 그런 타이틀을 붙여준다면 기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다음은 저스틴 토머스와의 일문일답.
Q. 이번 우승으로 통산 11승째를 달성했다. 소감이 어떤가.
"오늘 굉장히 힘들었다. 대니 리가 워낙 잘 쳤다. 퍼팅도 좋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잘 하더라. 하지만 나도 안정적으로 잘 했다. 17번 홀 보기만 빼면 모든 게 좋았다. 압박감 속에서도 샷을 잘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Q. 아시아에서만 4승을 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
"잘 모르겠다. 코스들이 좋고, 굉장히 편안 마음으로 임한다. 계절적으로 좋을 때 한다. 아시아에 오면 소고기를 많이 먹는데 그게 비결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지난 2주 동안 많은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의 결과가 나와서 굉장히 기쁘다."
Q. 대니 리의 18번 홀 이글 퍼트가 홀을 맞고 나왔을 때 깜짝 놀라던데 어떤 심정이었나.
"솔직히 그 이글 퍼트가 들어갔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대니 리의 퍼팅 감이 좋았다. 지난 이틀 동안 보니까 홀 정중앙으로 들어가더라. 그렇지 않아도 18번 홀 티잉 구역에서 캐디에게 이 홀에서는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니 리의 퍼팅은 정말 들어가는 줄 알았고, 안 들어갔을 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Q. 팽팽하게 대결을 펼치다 어느 순간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14번 홀이 전환점이 됐다. 나흘 내내 최고의 샷이 거기서 나왔다. 65야드 남았었는데 깨끗하게 샷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샷을 잘 했고, 버디를 잡아서 자신감을 가지면서 상승세를 탔다. 이후 15번과 16번 홀에서 티샷과 세컨드 샷이 모두 좋았고,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17번 홀의 보기가 있었지만 18번 홀에서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54홀 선두로 나선 11개의 대회에서 8승을 거둔 ‘베스트 클로저’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변화 덕에 훌륭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게 됐나.
"PGA 투어에서 이제 11승이다. 40승 정도 한 후에 그런 타이틀을 준다면 기쁘게 받아들이겠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많은 경험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려고 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우승에 가까이 갔지만 못할 때도 많았다. 그런 대회에서의 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문제점을 배운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했지만 돌아가서 찬찬히 되돌아보면 또 다시 배울 게 있을 것이다."
우승 기자회견에 참석한 저스틴 토머스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JNA골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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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번 홀에서 45도 정도 꺾이는 드로 샷을 날렸다. 그 반대로 페이드 샷도 자유자재로 날리나. 또한 그런 샷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그렇게 어려운 샷이 아니었다. 몇 년 전 오거스타내셔널에서 버바 왓슨이 날린 훅 샷과 비슷했다. 훅을 거는 건 의외로 쉽다. 다만 거리 조절이 문제다. 오늘 3번 홀 상황에서는 훅을 걸면 오른쪽으로 짧게 갈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린에 공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다. 그런 휘어지는 샷을 잘 하려면 우선 방향 설정을 잘 해야 한다. 또한 라이와 바람 등이 관건이다."
Q.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했다. 남은 시즌 목표나 어떻게 준비할지 말해달라.
"말씀한 것처럼 출발이 좋다. 앞으로 남은 시즌을 생각하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 다음 대회를 위해서 어떤 몸 상태로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계속 배운다. 이번에도 좀 쉬고 바로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하겠다."
Q. 여기서 2번 우승했다. 코스가 본인과 어떤 부분에서 궁합이 맞다고 생각하나. 또한 대회 전에 서재에 한글 트로피를 하나 더 두고 싶다고 했었는데 어떤가.
"여기서 2번 우승했기 때문에 나와 궁합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코스가 특정 유형의 골퍼와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지난해 브룩스 켑카도 우승하는 등 장타자에게 유리한 몇 개 홀이 있다. 그러나 포지션 플레이가 중요하다. 아이언 샷이 좋아야 하고, 그린 경사도 심해서 브레이크를 잘 파악해야 한다. 바람도 관건이고, 그에 따라 볼 컨트롤과 탄도 등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을 잘해서 2017년과 올해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재에 한글 트로피를 하나 더 두게 돼 무척 기쁘다. 지금은 한글로 내 이름을 완벽히 쓸 수 없지만 아직 1년의 시간이 있으니까 연습을 하면 충분히 배울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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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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