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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사설] 국힘 선거 참패 불보듯해도 ‘나만 살자’ 영남 의원들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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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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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대표가 1심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나서면서 국민의힘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한동훈계 의원들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 국힘 최다선 조경태 의원이 장 대표 사퇴를 촉구했고, 21일에는 전·현직 당협위원장 25명이 장 대표에게 “선거 승리를 위해 물러나라”고 했다. 지금의 장 대표 노선으로는 선거에 나서봤자 패배가 정해져 있는 수도권 중심 출마 예정자들의 몸부림이다. 그러자 이튿날 장 대표 측 당협위원장 71명이 “대표를 흔들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렇게 당 내홍이 심각한 상태인데도 국힘 지역구 의원의 65%를 차지하는 영남권 의원들은 대부분 이렇다 저렇다 입장 표명을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및 ‘윤 어게인’과의 관계 설정, 한동훈 제명, 윤 전 대통령 유죄 판결 등 당의 사활이 걸린 쟁점에 대해 입을 닫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지역 민심은 ‘싸우지 말라는 것’”이라고 핑계를 댄다. 국민의 대표로서도, 정당의 구성원으로서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들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침묵하는 진짜 이유는 다음 총선 공천때문일 것이다. 영남은 공천이 곧 당선인데, 친윤 강성 지지층과 장 대표에게 밉보이면 공천이 어려워진다. 그러니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부정선거’를 외치는 세력과 동행을 선택해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국힘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인요한 전 의원이 “영남 기득권 세력은 의원 배지를 국가와 당, 생명보다 더 귀하게 여긴다”고 했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국힘은 지난 대선에서 영남과 강원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했다. 이대로면 6월 지방선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설 연휴 직전 조사를 보면 영남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높았다. 부산·울산·경남은 이미 민주당이 우위고, 대구·경북에서도 국힘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과거 국힘 전신인 보수 정당이 1997년, 2002년 대선에서 연패하고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로 존폐 위기에 몰렸을 때 활로를 되찾은 것은 영남권 중진들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 덕분이었다. “당이 진로를 잃었는데 내가 한번 더 당선돼 본들”이라고 했던 그 때 선배들의 고뇌어린 선택을 한번 되새겨 볼 일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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