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비서실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종교지도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노영민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2019.10.21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7대 종단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개최한 오찬 간담회에서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국가와의 교류가 화두가 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등 종교 지도자들이 간담회 장소인 상춘재에 도착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들어서자 화제는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로 옮겨갔다.

노 실장은 전날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에 경축 특사로 참석한 뒤 이날 귀국해 간담회에 참석했다.

노 실장은 "인도네시아 차량의 97%가 일제일 정도로 '일본의 앞마당'인데 이번에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타결되면서 우리가 일본보다 교역 조건이 더 나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조코위 대통령이 결단한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과 워낙 케미(케미스트리, 조화)가 잘 맞아가지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이나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세안 국가는 그런 나라들(중국, 일본)을 상대할 때 협력이 늘어나는 만큼 (요구받는) 조건이 늘어나지만 한국은 그런 부담이 없는 나라"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먼저 경제성장을 이룬 경험은 아세안 국가에도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면서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기 바라는 동시에 편하게 여긴다는 점이 우리 외교가 가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현상은 민주주의가 먼저 발전된 서구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많이 이야기하는 반면, 아세안 국가들이 과거 권위주의에서 탈피해 조코위 대통령 등이 서민 행보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화답했다.

노 실장도 "미얀마 로힝야족 문제에 대해 같은 아세안 국가 어느 나라도 지적하지를 않는데 인도네시아는 공식회의에서 인권, 민주주의 문제를 거론한다"며 "그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 종교지도자들과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21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범두 천도교 교령,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문 대통령,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근 성균관장, 노영민 비서실장,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2019.10.21 xyz@yna.co.kr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인 김성복 목사가 동성애 문제를 거론하면서 참석자 간에 이와 관련한 이야기도 오갔다. 김 목사는 평소 성경적 원리에서는 동성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문 대통령은 "동성혼은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하지만 인권적 측면에서 성 소수자가 사회적으로 박해받는다든지,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희중 대주교도 '성 소수자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성 소수자의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과 같은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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