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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영화처럼 화성서 부추·토마토 재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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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화성 우주선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영화 `마션` 장면. [사진 제공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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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맷 데이먼이 주연을 맡은 SF 영화 '마션' 속 우주인 마크 와트니처럼 화성이나 달과 같은 성질을 지닌 토양에서도 지구처럼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인류의 우주 정착이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간 셈이다. 2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비헤르 바메링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성이나 달과 흡사한 모의 토양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실험이 최근 성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기존 과학계에선 두 행성 토양에 철분이 많아 식물 재배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달과 화성 토양 성질에 가까운 모의 토양인 레골리스(유기물·수분·미생물이 없는 암석 가루)를 실험에 사용했다. 실제 우주 탐사를 통해 채굴한 화성과 달 토양은 양이 매우 희소해 실험에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모의 토양을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인기 식용 식물 10종을 실험 대상으로 선정했다. 영채, 루콜라, 토마토, 무, 호밀, 퀴노아, 시금치, 쪽파, 완두콩, 그리고 부추다. 각 식물 씨앗을 모의 토양이 담긴 10가지 쟁반에 무작위로 심었고, 대조군으로 지구 토양이 담긴 쟁반 10개를 사용했다.

그 결과 시금치를 제외한 모든 식물이 영양분이 부족한 모의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아가 무, 영채, 호밀에서는 새로운 씨앗까지 수확할 수 있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에서도 식용 농작물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잠재적으로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바메링크 박사는 "모의 토양에서 자란 최초의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 가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뻤다"며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향한 다음 단계가 시작됐다. 인류가 화성과 달에 영구 정착하는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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