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의 외침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우리·하나은행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판매 관련 철저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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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지성규 행장이 지시해 만들었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해배상 검토 자료를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전 고의로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성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성규 행장이 지시해서 불완전판매 관련 자료를 작성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삭제한 것이 맞냐”고 묻자 “하나은행이 손해배상을 검토하기 위해 작성한 1차 전수조사, 2차 전수조사 파일 2개가 있다”며 “금감원이 검사에서 해당 파일을 발견하기 전까지 고의로 은닉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 파일은 지성규 행장이 지시해 작성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통해 하나은행이 DLF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을 파악한 뒤 포렌식으로 이를 복구했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삭제된 자료의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함 부회장이 하나은행장이던 시절부터 지 행장 취임한 이후까지 DLF 상품을 판매했다. 다만 함 부회장은 일부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DLF 사태로 고객의 재산에 손실이 난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금감원 분쟁조정 결과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DLF 사태와 관련해 불완전판매로 드러난 개별 계약들만 보상하는 게 아니라 상품의 구조적 문제를 보상에 반영할 수 있는지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금 금감원이 DLF 사태 검사 과정에서 개별 건에 대해 접근하고 있는데 여기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일부 피해자가 구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윤 원장은 “판매 과정뿐 아니라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또 윤 원장은 DLF에 대해 “갬블(도박) 같은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면서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금리 등이 얼마 밑으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손실, 올라가면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것인데 국가 경제에 도움 될 게 없다”며 “이런 (도박성 짙은) 부분에 대해 금융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은행장을 비롯한 임직원 징계에 대해 윤 원장은 “확실하게 지금 단정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어떤 것도 다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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