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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독사 모양으로 진화한 두꺼비…생존위해 살무사 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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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왼쪽부터 가봉 살무사 머리와 콩고 자이언트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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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독사의 겉모습과 행동을 그대로 흉내내는 방향으로 진화한 두꺼비에 대한 연구 논문이 세계 최초로 영국 학술지 자연사 저널(Journal of Natural History)에 실렸다.

20일(현지시간) 자연사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3단 치즈버거 크기의 '콩고 자이언트 두꺼비'가 '가봉북살무사'에게 잡아먹히기 않기위해 살무사 머리 모습처럼 진화했다. 펄쩍 뛰어 달아나기보단 '나는 네 친구다'라는 착시를 심어줘 생존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엘파소 텍사스대학교의 엘리 그린바움 박사는 "자이언트 두꺼비의 행동을 '베이스트 의태(Batesian mimicry)의 정확한 사례로 보고 있다"며 "대다수 독사가 두꺼비에게 속아 넘어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베이스트 의태'란 자기 모습을 다른 생물 및 물건과 비슷하게 보이게 해 적의 공격을 피하는 생존술이다.

연구팀은 중앙 아프리카 열대 우림에서 발견한 콩고 자이언트 두꺼비와 중앙·동남부 아프리카에 널리 퍼져 사는 가봉북살무사 모습을 서로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일대 두꺼비들의 몸 색깔 패턴과 모양이 살무사 머리통과 흡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두 개의 짙은 갈색 반점과 두꺼비 등을 따라 쭉 벋은 갈색 줄무늬, 역삼각형 몸통, 황갈색 등허리, 갈색 옆구리 사이 뾰족한 경계, 비정상적으로 부드러운 피부 등이었다.연구팀은 "가봉북살무사는 치명적인 독을 갖고 있어 같은 종끼리 실수로 무는 것을 피한다"며 "비슷하게 생긴 두꺼비를 보고 그냥 가버리는 것은 이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이언트 두꺼비의 연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슷한 외양만으로는 100% 속이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고 종종 머리를 숙이고, 실제로 공격할 것처럼 경고음을 내는 등 정말 독사인 것처럼 연기까지 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풍선에서 공기가 천천히 배출되듯 '쉿쉿' 소리를 내 마치 뱀에게 들이받을 것처럼 으름장을 놓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이 두 종이 겹치는 아프리카 동부 열대우림 11곳을 관찰한 결과, 둘은 약 4500만년 전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긴 기간 같은 서식지에서 살면서 닮아졌다는 얘기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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