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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일왕 만난 李총리 “레이와 시대 행복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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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 첫날부터 한·일 우호증진 행보 / 즉위 선포식 후 이수현 추모비 찾아 / 한인촌 방문… 취재진에 일어로 인사

세계일보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가 22일 오후 도쿄 왕궁의 정전(正殿)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즉위식에 참석하고 있다.


일왕 즉위 선포식에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첫날부터 한·일 우호증진을 위한 행보를 펼쳤다.

이 총리는 이날 밤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고쿄(왕궁)에서 열린 궁정연회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만나 “레이와(일본 새 연호)의 새로운 시대에 일본 국민이 더욱 행복해지기를 기원한다”는 인사를 나눴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 총리는 앞선 즉위 선포식에는 남관표 주일대사와 함께 참석했지만 일왕이 주최한 궁정연회에는 홀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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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는 앞서 즉위 선포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게 “대단히 장중한 일본 역사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 총리는 즉위 선포식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동선이 겹치지 않아 마주치지 못했다.

즉위 선포식 이후 이 총리는 도쿄 신오쿠보역에 위치한 고 이수현씨 추모비에 헌화했다. 당시 26세였던 이씨와 그를 돕던 카메라맨 세키네 시로씨는 2001년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씨는 이후 ‘의인’으로 칭송받았고,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 한국인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준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리의 고 이수현씨 추모비 방문은 한·일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인간애는 국경도 넘는다는 것을 두 분의 의인이 실천해 보이셨다”며 “그러한 헌신의 마음을 추모하기 위해서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일 관계가 좋아도 왔을 것”이라며 “불행한 50년 역사 때문에 1500년 우호 협력의 역사를 훼손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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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역을 방문해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승객을 구하다가 숨진 ‘고(故) 이수현 의인 추모비’를 찾아 묵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헌화 이후 신오쿠보 한인촌을 방문한 이 총리는 시장을 돌며 교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차에 오르기 전 일본 취재진에게 일본어로 인사를 부탁받은 이 총리는 “곤니치와 미나상(안녕하세요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답변을 내놓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도쿄=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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