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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평창올림픽의 디바` 가곡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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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선사한 소프라노 황수미가 23일 가곡집 'Songs'로 팬들을 찾는다.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발매한 이번 앨범은 '가곡 반주의 왕'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반주자 헬무트 도이치가 반주를 맡았다.

요즘같이 음반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첫 앨범으로 가곡집을 선택한 데 대해 황 소프라노는 좋은 음악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수많은 성악가가 이미 부른 슈베르트나 슈만의 곡으로 앨범을 내는 것은 분명 흥행을 위해서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면서도 "내 음악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들로 앨범을 구성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했다.

앨범은 세 작곡가 곡으로 구성돼 있다.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작곡가 중 하나인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은 가곡'과 '네 개의 마지막 노래', 그리고 헝가리 작곡가 리스트의 '페트라르카의 3개의 소네트',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의 '이 섬에서'가 담겨 있다.

황 소프라노는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꼽았다. 그는 "이 곡은 워낙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아 이렇게 피아노로 음반을 낸 건 드문 경우"라며 "피아노 반주로 오케스트라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음반 발매를 기념해 25일 LG아트센터에서 도이치와 듀오 콘서트도 개최한다. 공연 1부에서는 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로베르트 슈만의 대표 연가곡 '여인의 사랑과 생애' 등 슈만 부부의 작품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 등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독일 본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로 활동하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는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 등의 뒤를 이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차세대 소프라노다.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4년 국제 3대 음악 콩쿠르 중 하나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본격 등장했다. 이때 콩쿠르 심사위원이던 도이치는 황 소프라노 실력에 감탄해 마흔 한 살이나 어린 그에게 먼저 "반주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도이치는 "수미는 감정 표현에 있어 대가 못지않고 습득도 빠르다"며 "음악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있어 나이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황 소프라노는 본 오페라 극장 악단에 입단해 파미나(모차르트 '마술피리'), 알미레나(헨델 '리날도'), 리우(푸치니 '투란도트'), 레일라(비제 '진주조개잡이'), 마르첼리네(베토벤 '피델리오') 등 주요 배역들을 맡았다. 지난해엔 오페라 '코지 판 두테'의 피오르딜리지 역을 맡아 안 데르 빈 극장 무대에 올랐으며 올해는 '돈 조반니'의 돈나 안나와 '카르멘'의 미카엘라 역으로 비스바덴 오페라 극장 무대에 서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이치는 황 소프라노 등이 포진한 한국 성악계 미래가 밝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 성악가가 많아졌다"며 "어떤 대회에서는 10명의 경쟁자 중 9명이 한국인인 경우도 있다"고 했다. 관객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이치는 "황 소프라노가 공연할 때 팝 콘서트처럼 열광적인 관객들 반응이 놀라웠다"며 "관객 연령층이 높은 유럽과 달리 한국의 공연장에서는 젊은 관객이 많이 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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