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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은행권 “예대율 낮춰라”… 예금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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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2020년부터 100% 넘으면 규제/ 국민·하나은행 등 이미 100% 넘어/ 요구불예금·급여계좌 유치 ‘적극’/ 커버드본드 발행·검토 잇따라/ 가계대출 축소·기업대출 확대도

내년 새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이 예대율 관리에 골몰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은행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를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은 15%포인트 내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예대율 규제 하에선 시중은행이 예대율 100%를 넘으면 안 된다.

세계일보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예대율 기준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9월 말 현재 KEB하나은행은 101.5%, 신한은행은 100.0%로 금융당국 기준인 100%을 넘기거나 꽉 채웠다. KB국민은행은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100%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99.3%, NH농협은행은 87.8%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예금은 적극 늘리는 한편 가중치가 커지는 가계대출을 줄이고, 가중치가 작아지는 기업대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대율 100%를 넘긴 국민은행은 금융그룹 내 전 계열사를 동원해 급여 계좌, 카드결제 계좌 유치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이자를 많이 주지 않아도 되는 요구불 예금 확보에 적극적이다. 주요 5대 은행의 요구불 예금의 월별 잔액이 8월과 9월에 지난해 같은 달 대비로 각각 6.5% 늘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인 커버드본드 발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원화예수금의 1% 내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수금으로 간주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지난 5월과 6월에 90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2조600억원을 발행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10일 2000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금융당국에 올해 1조원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안을 제출한 바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연내 커버드본드 발행을 검토 중이다.

대출의 경우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자제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9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5조4203억원으로 주요 5대 은행 중 가장 많지만 지난해 말 대비 증가액은 1100억원에 불과했다. 예대율 관리에 여유가 있는 농협은행이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8조9692억원이나 늘린 것과 대비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해 말 대비 올 9월 주택담보대출을 각각 6조3996억원, 5조5197억원 늘리는 수준으로 묶었다.

기업대출은 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의 9월말 잔액은 437조36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3조6111억원 증가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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