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문화장관회의' 5개 분야 협력 공동언론성명
미래세대 창의적 역량 개발 위한 교류·협력 증진 노력
영화 협력촉진기구, 아·태 문화유산협력기구 신설 등 추진
광주에 모인 한·아세안 문화장관 |
(광주=연합뉴스) 이웅 기자 = 평화와 번영의 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한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문화 장·차관들은 24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문화장관회의'에서 역내 문화·예술·창조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방안들에 합의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비르힐리오 알마리오 필리핀 국가문화예술위원장이 공동의장으로 주재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특히 한국과 아세안의 미래 세대 간 문화 교류·협력 증진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한국과 아세안이 상호 문화산업 교류행사 참여에 적극 협조하고, 다양한 콘텐츠 분야별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미래 세대가 창의적 역량을 개발하고 펼칠 기회를 넓혀 나가기로 했다.
광주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문화장관회의 |
박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 좋은 이웃"이라며 "관계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완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바로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브루나이,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문화장관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문화차관, 아세안 사무차장 등이 참석했다.
여기에는 현재 활발하게 논의되는 한·아세안 간 영화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기구를 설립하고, 세계문화유산 등재 협력과 약탈 문화재 환수 공동 대응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 협력기구 신설 등의 세부 협력사업이 포함됐다.
아세안이 큰 관심을 보여온 한국의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아세안 문화유산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안도 담겼다.
'2019 한·아세안 특별문화장관회의' 공동언론성명 |
알마리오 위원장은 모두 인사말에서 "양 지역에 동일한 혜택을 줄 수 있는 아세안과 한국 간의 여러 협력 계획들을 적극 지지한다"며 "상호 문화적 이해를 높이고 신남방정책을 비롯한 한국의 계획과 제안에 함께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평화롭고 포용적이며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온 아세안의 성취에 존경을 표하자, 아세안 장관들은 한국의 창의적 문화 활동에 대한 관심과 경의로 화답하며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신남방정책 과제 중 하나인 한·아세안 문화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제안했다.
올해부터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이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개최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는 국제교류 문화제인 '아시아문화주간'에 아세안 회원국들이 적극 참여해 줄 것도 제안했다.
2019 한·아세안 특별문화장관회의 기념 공연 |
또한 한국과 아세안이 번갈아 한·아세안의 문화 정체성과 협력 증진에 관한 포럼을 열고, 청년예술가 양성을 위한 연구포럼과 공동창작 워크숍을 개최하자고 했다.
한국이 유네스코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의 아시아태평양 그룹 위원국으로서 2020년 개최하는 '유네스코 한-아세안 문화정책 담당자 워크숍'에 아세안 회원국들을 초청했다.
이번 회의는 다음 달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사전행사로 한국과 아세안 간 문화예술·관광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 방안을 먼저 협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건배하는 박양우 장관 |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이 가입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공동체다.
인구 6억5천만명의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로 성장잠재력이 크다. 연평균 경제성장률 5~6%로 2030년 경제 규모가 세계 4위, 2050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은 한국의 2대 교역 대상이자 투자처다. 특히 한류 열기가 뜨거운 지역으로 한국콘텐츠 수출액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상호 방문객 1천144만명으로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해외 방문지기도 하다.
아세안 10개국은 남·북한 모두와 수교해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꼽힌다. 아세안이 주축이 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의 다자안보 협의체다. 작년과 올해 열린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싱가포르와 베트남이 선택된 것도 동북아 다자협력에서 아세안의 위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 국제문화교류는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에 편중되면서 아세안과의 문화 교류는 경제교역이나 관광 교류에 비해 활발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사람, 평화, 번영의 미래공동체를 만들어나가자는 신남방정책을 천명한 이후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됐다. 아세안과의 교류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대 주변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신남방정책의 목표다.
'아세안의 빛, 하나의 공동체' |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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