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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이 다음 달 24일 실시되는 구의원 선거 입후보 자격을 박탈당해 '친중파 음모론'과 함께 거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조슈아 웡에게 통지서를 보내 그가 11월 구의원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선관위 측은 조슈아 웡이 홍콩 헌법인 '기본법'에 대한 지지와 홍콩 정부에 대한 충성 의사가 없는 것으로 명확하게 드러나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는 입장입니다.
홍콩에서 의회인 입법회 선거나 구의회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관위의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홍콩 선관위는 '홍콩 독립' 등을 주장하는 후보에게는 선거 출마 자격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홍콩 독립'이 기본법에 규정된 '일국양제'에 어긋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일국양제는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가리키는데, '홍콩 독립'은 중국의 주권 자체를 부정한다는 것이 선관위의 해석입니다.
이처럼 선거 후보가 속한 정당의 강령을 문제 삼아 선관위가 후보 자격을 박탈한 사례는 2016년 이후 무려 10건에 달합니다.
지난해 1월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데모시스토당의 강령 '민주자결'이 일국양제에 어긋난다며 당원인 아그네스 차우의 피선거권을 박탈했고, 이로 인해 아그네스 차우는 올해 3월 보선에 출마할 수 없었습니다.
데모시스토당은 홍콩 독립 등을 포함한 홍콩의 미래를 시민들의 보통선거를 통해 결정하자고 주장합니다.
이에 조슈아 웡은 최근 선관위에 보낸 서신에서 "나와 데모시스토당은 '민주자결' 강령을 통해 홍콩 독립을 정치적 대안으로 주장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선관위는 끝내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조슈아 웡은 지난 2014년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의 주역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겨우 17세의 나이에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는 최근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에도 활발하게 참여했으며, 미국, 독일 등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홍콩 시위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조슈아 웡은 다음 달 구의원 선거에서 '사우스 호라이즌 웨스트'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었습니다.
그는 친중파 정당 신진당의 주디 찬 의원과 맞붙을 계획이었습니다.
11월 24일 구의원 선거에서는 18개 구에서 452명의 구의원을 선출합니다.
송환법안 반대시위 등의 영향으로 범민주 진영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친중파 진영이 조슈아 웡에게 후보 자격을 주지 말라는 압력을 선관위에 넣었다는 음모론이 제기됩니다.
'민주자결'을 주장한 또 다른 활동가 에디 추를 비롯해 1천여 명의 모든 출마자에게 후보 자격이 주어졌지만, 유독 조슈아 웡만 출마를 금지당한 것은 그의 세계적 명성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얘기입니다.
무엇보다 의혹을 사는 점은 지난 24일 조슈아 웡의 후보 자격 심사를 맡은 선관위 주임이 갑작스럽게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조슈아 웡의 후보 자격 심사는 도로시 마 주임이 맡고 있었는데, 그는 24일 갑작스럽게 '무기한 병가'를 냈습니다.
빈과일보는 이와 관련해 마 주임이 조슈아 웡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칼잡이' 역할을 거부하자, 홍콩 정부가 그의 '무기한 병가'를 선언해버렸다는 항간의 소문을 전했습니다.
범민주 진영은 조슈아 웡의 출마가 금지당할 것에 대비해 그가 출마를 선언했던 '사우스 호라이즌 웨스트' 선거구에 민주인사 케빈 람을 후보로 등록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케빈 람이 조슈아 웡을 대신해 이 선거구에서 유세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찬근 기자(geu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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