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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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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돼지열병이 불붙인 식물성고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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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식물성 고기가 각광받고 있다. 건강이나 동물 보호를 위해 식물성 고기를 찾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번에는 이유가 다르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탓이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최근 컨설팅 업체 피치솔루션스 보고서를 인용해 "ASF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대체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ASF 발병이 돼지고기가 주식인 중국의 공급을 위축시킨 요인 중 하나"라며 "중국 육류업계는 콩고기나 두부고기 등 대체육 찾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식물성 고기는 건강 및 환경에 부정적 영향이나 동물 학대 우려 없이 육류의 맛과 질감을 모방한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약 46%)에 가깝다. 작년 8월 중국 랴오닝성에서 아시아 최초로 ASF가 발병한 이후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후 약 117만마리의 돼지가 도살되면서 돼지고기 부족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값이 치솟으면서 전 세계 돈육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하면서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이르기까지 베이컨, 햄과 같은 가공돈육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돼지고기를 둘러싸고 중국에 비상이 걸리면서 그 대체재로 인공고기가 뜨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식물성 고기 산업 규모는 9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인공고기 산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이 6억84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인공고기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사이먼 파월 연구원은 CNBC에 "ASF가 중국 대체육 산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ASF가 중국 돼지고기 시장에서 공급을 2000만t 감소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이달부터 홍콩발 모든 장거리 노선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을 대상으로 100% 식물성 고기인 옴니포크를 사용한 볼로네즈 파스타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홍콩에 출시된 옴니포크는 현재 싱가포르와 대만에서도 판매 중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체육 업체 비욘드미트는 지난 5월 나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비욘드미트 경쟁사인 임파서블푸즈도 지금까지 투자금 7억5000만달러를 모았다. 세계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96억2000만달러이며, 2025년까지 연평균 9.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육류 대체식품이 인기를 끌자 기존 육류 및 낙농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니퍼 휴스턴 미국 축산협회장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인공고기업자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우유나 고기'로 부르는 것을 제한하는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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