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산소포화도 80% 이하이면 즉각 인공호흡기 활용해야/ 유가족 측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31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세월호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장훈 운영위원장이 가족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4·16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돼 산소포화도가 69%로 생존 가능성이 있었던 학생을 배를 통해 이동시키고 해경청장을 헬기로 이동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월호 특조위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특조위 사무실에서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조사내용의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특조위 관계자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유가족 20여 명도 참석했다.
우선 특조위는 “조사 결과 참사 당일 대다수 승객에 대한 구조수색 및 발견, 후속 조치가 지연되는 등 전반적인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A군은 참사 당일 오후 5시 24분에 발견됐고 오후 5시 30분쯤 해경 3009함으로 구조됐다.
당시 해경 채증 영상을 보면 해경 응급구조사는 A 군을 ‘환자’로 호칭하며 응급처치를 했다. 바이탈사인 모니터에는 당시 A군의 산소포화도 수치가 69%로 나온다.
일반적으로 산소포화도 정상범위는 약 95% 이상이고 95% 이하는 저산소증 주의 상태에 해당이 되며 90% 이하는 저산소증으로 호흡이 곤란해지는 상태가 된다. 산소포화도가 80%이하로 떨어지면 뇌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활용해 산소를 인위적으로 투여해야한다.
특조위 박병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은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산소포화도가 69%라는 것은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며 100% 사망이라고 판정할 수 없는 상태”라며 “A학생은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A군이 3009함에 올라와 있던 오후 5시40분쯤 해경의 B515헬기가 3009함에 내렸다. 하지만 이 헬기는 오후 5시 44분쯤 A 학생이 아닌 김수현 당시 서해청장을 태우고 돌아갔다.
또 오후 6시 35분에도 B517헬기가 착함했지만, 오후 7시쯤 김석균 해경청장을 태우고 돌아갔다.
영상을 보면 현장 응급의료진은 “헬기로 옮겨야지, 왜 P정으로 옮깁니까”라고 현장 해경 관계자에게 묻지만 답은 없었다.
결국 A군은 오후 6시40분 3009함에서 P22정으로 옮겨졌고 오후 7시 P112정으로, 오후 7시30분 P39정으로 옮겨진 뒤 오후 8시50분 서망항에 도달, 오후 10시5분에서야 병원에 도착했다.
헬기를 타고 병원에 갔다면 20여분이면 걸렸을 것을 4시간 41분만에 병원에 도착한 것이다.
박 국장은 “A군의 경우 원격 의료시스템을 통해 의사로부터 이송조치를 지시받은 상태인 만큼 헬기 이송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의 “20분 만에 이송됐으면 생존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냐”는 질문에 특조위측은 “그런 추정은 대단히 위험한 추정으로 함부로 추정은 하지 않고 있다”라면서도 “당시 의사들은 산소포화도 수치 등을 봤을 때 당시에 사망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답변한다”라고 전했다.
위원회는 A군이 제때 헬기를 이용하지 못한 것과 관련 추가 조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수사 요청 등 조치할 계획이다.
이날 중간발표 현장에 참석한 장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오늘 특별조사위원회의 발표는 우리 아이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살아있었고 의사 지시대로 헬기에 태웠으면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는 내용”이라며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내년 12월 활동이 종료되며 이후 3개월 이내에 종합보고서를 내게된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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