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국내 최대 항공그룹으로 재탄생할 뿐 아니라 세계적 외항사와 경쟁도 가능해집니다."
이달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유력 인수 후보인 애경그룹의 이성훈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사진)는 5일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CFO는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복 노선을 조정하거나 점유율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영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다양한 스케줄을 제공해 고객 편의도 증진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각 사 장점을 살려 더 나은 방향으로 정비할 것"이라며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본연의 모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인력 조정을 최소화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조기에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러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은 동종 기업이 인수해야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2000년대 이후 성사된 글로벌 항공사의 합병은 주로 동종 기업 간 M&A가 많았다"며 "2008년 델타항공이 노스웨스턴에어라인과 합병해 세계 최대 항공사가 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국내 M&A 성공 사례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합병, CJ GLS와 대한통운 합병 등을 언급했다.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 인수전에서 유리하다는 관측에 대해선 "금산분리 이슈로 재무적투자자(FI)에게 받는 자금이 제한적이어서 자금력보다 항공업 이해도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인수 의지가 없는데도 대형 항공사 경영 노하우를 보기 위해 입찰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단일 기종과 단거리 노선으로는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있고, 신생 3사까지 출범할 예정이라 활로 모색이 절실했다"고 설명했다. 애경그룹이 인수에 성공하면 총 160여 대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 여객 통계를 기초로 점유율을 따지면 국제선 45%, 국내선 48%에 달하는 수치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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