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국교 150주년 미술 전시회 후원했다가 한달 만 취소
미술·영화 관련 연이은 작품 검열 논란
전시회 측 “표현의 부자유전 참여 작가 작품 있다는 이유로 취소당해”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비엔나의 무제움크바르티어 박물관에서 9월 26일 개막한 ‘재팬 언리미티드(Japan Unlimited)’라는 제목의 전시회에 후원의 일종인 ‘공인(公認·공식 인정)’으로 참여했다가 지난달 30일 후원을 취소했다.
후원이 취소 된 데는 일본 정부가 불편할 만한 전시 내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시회는 일본의 정치적 분위기와 사회적 자유 등을 주제로 다뤘다. 아베 총리를 상징하는 인물이 역사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에 사죄하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 걸리는가 하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와 태평양 전쟁 당시 일왕인 히로히토(裕仁)를 풍자하는 작품도 전시됐다.
전시회 측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에 참여했던 작가가 이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 것을 알게 된 후, 전시 내용을 문제 삼아 공인을 취소했다. 8월 아이치현에서 열렸던 ‘표현의 부자유전’은 일본군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돼 일본 정부와 주최측이 충돌하고 결국 소녀상 전시를 축소했던 행사다. ‘재팬 언리미티드’ 전시의 큐레이터인 마르셀로 파라베골리는 “유럽인의 관점에서 볼 때 해당 작품들은 전혀 해롭지 않다”고 교도통신에 전했다. 일본 정부의 후원은 취소됐지만 전시회 측은 폐막일인 24일까지 전시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이처럼 정치적인 압박을 받고 전시를 취소하거나 후원이 끊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열린 ‘가와사키 신유리(新百合) 영화제’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논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주전장’(主戰場)의 상영이 보류됐다가, 시민 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우여곡절 끝에 영화제 마지막날 상영됐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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