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5배 늘어난 '5조 청구서' 날린 미국…주한미군 분담금 증액의 역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비로 현재의 5배에 이르는 액수를 요구하면서 그동안 점진적으로 증가해 온 분담금의 증액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 군사전문가들이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서 한국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일 VOA에 “미국이 한국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이 한미 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의견과 일치한다.

미국이 현재 진행중인 제11차 SMA 협상에서 요구하고 있는 액수는 현재 분담액의 5배 수준인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0년 대한민국 전체 국방예산의 10분의 1 수준에 이른다.

지난 1991년 1차 SMA 체결 이후 분담금이 점진적으로 증가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5배 증액 요구는 터무니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은 1966년 체결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서 한국은 시설과 군사부지 등을 제공하고 나머지 발생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1980년대 후반 무역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자 동맹국의 재정지원 확대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에 1988년 열린 20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거쳐 방위비를 분담하기로 결정됐다.

당초, 한국은 한미연합방위태세 강화와 관련해 분담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무역적자 여파로 자국 방위비가 삭감되자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지원도 요구했다.

이는 SOFA 협정에 위배되기 때문에 1991년 SMA가 체결되게 됐다. 이를 통해 볼 때 SMA는 시설과 구역을 제외한 주한미군 유지 경비를 모두 미국이 부담하도록 규정한 SOFA 제5조 1항에 대한 특별조치인 셈이다.

한·미 양국은 1991년 이후 1~5년 단위로 SMA를 체결해왔으며, 분담금 규모는 매년 점진적으로 올랐다.

1999년의 경우, IMF 위기로 인해 분담금이 당초 3억9900만달러에서 3억1400만달러로 축소 조정된 사례도 있다.

한국은 2005년부터 분담액을 전액 원화로 지급하기 시작했으며, 6차 SMA(2005~2006년)의 경우엔 분담액이 6804억달러로 동결되기도 했다. 7차 SMA에선 2007년 분담액을 전년 대비 6.6% 인상하고 이듬해엔 물가상승률 2.2%를 합산해 결정했다.

8차 SMA(2009~2013년)의 경우, 첫해엔 7600억원으로 결정하고 이후엔 전년도 총액에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해 결정했다.

9차(2014~2018년) SMA도 동일했다. 첫해만 9200억원으로 결정하고 물가를 반영해 인상했다. 다만, 상한선은 4%를 넘지 않도록 합의했다.

10차 SMA 결과가 적용되고 있는 2019년의 경우, 유효기간이 1년으로 분담금은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을 반영해 전년대비 8.2% 오른 1조389억원으로 책정했다.

한·미 양국은 기존 유효기간 5년 대신 미국 측 요구대로 유효기간을 1년으로 결정했지만 금액은 당초 요구보다 낮춰 협상을 마무리했다.

외교부는 미국 측의 작전지원 요구에 대해선 SMA 취지와 목적이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에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철회하도록 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8일 미국이 '역외 부담' 등을 언급했다고 밝혔듯, 미국은 이미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포함하는 쪽으로 협상 전략을 굳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SMA에는 주한미군뿐 아니라 괌 등 역외기지에 주둔한 미군의 전략자산 비용이 포함될 수 있다”며 “이전의 협상과는 크게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버나드 샴포 전 주한 미8군 사령관은 SMA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됐다며 “미국은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 외부에서 투입해야 할 자산의 비용을 포함하도록 협정 기준을 바꾼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