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3년 만에 가장 크게 떨어지면 다시 전 세계에 제품가격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9일 10월 생산자물가가 1.6%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평균인 1.5%보다 더 큰 하락폭이며,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장도 가격인 생산자물가의 하락은 낮은 에너지 비용과 30년 만에 최저로 예상되는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생산자물가의 하락은 또 통화량 증가를 통해 경기 활성화에 주력하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노력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크리스마스 쇼핑 기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더 싼 가격의 제품은 소비자들에게는 좋지만 전 세계적으로 제품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또 미중 무역분쟁의 긴장을 더 높일 것으로 우려된다.
유리존 SLJ 캐피털의 스티븐 젠은 "인플레이션은 점차 국제적인 요인, 특히 중국의 저물가가 이어지는 디스인플레이션에 의해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 내부 수요 감소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소화하지 못한 잉여물을 수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의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 노력에 부담을 주는 중국의 생산자물가 하락은 2014~2016년에도 비슷하게 발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독일, 일본, 한국의 경우 이미 마이너스 물가가 보이고 있다.
독일과 일본, 미국은 현재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인 2%에 못 미치고 있으며, 수입품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 관리 목표 달성을 더 어렵게 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의 최대 수입국이며, 독일에는 2번째로 큰 수입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를 보면 투입 비용과 에너지 가격이 내려 전체 생산 비용을 줄여주었지만, 설비 과잉으로 생산이 넘치고 수요도 강하지 못해 기업들의 이익은 증가하지 못했다.
여기다 대출을 받아 기업을 운영하는 중국 기업들은 빚이 줄지 않아 간신히 먹고살 정도로 평가된다.
중국 민간 기업들의 올해 채무불이행 비율은 작년의 2배로 뛰어 정부 당국이 은행 건전성을 걱정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의 관세 부담도 중국의 수출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관세만큼 제품 가격을 내려 경쟁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제품 가격을 더 낮아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소재 메이뱅크의 추아 학 빈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분쟁이 전 세계 설비투자를 마비시켜 대규모 디플레이션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관세를 피해 과잉 생산된 제품을 제3국에 공급하면서 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느낄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작금의 디플레이션 위험은 중국의 중요성을 더 높여놓았고 어떻게 많은 산업에서 중국이 가격 결정자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작년 전 세계 무역의 12%를 차지해 단일 경제체제로는 가장 많았으며, 2016년의 경우 중국발 물가 충격이 전 세계에 6%가량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생산자물가 하락이 아직 2015년처럼 마이너스 상황은 아니므로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다.
자산운용사인 마켓필드의 마이클 사울 대표는 중국의 생산자 물가 하락이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안정을 찾으면 정상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ae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