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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합의 다 했는데 中 뒤늦게 2~3개 빼달라…그래서 관세 25%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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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2일 뉴욕경제클럽 연설

中 비판에 시 주석 언짢아 보여

전전 정권 탓해…생각해보니 사실

"민주당 후보 미쳐…나 뽑을 수밖에"

"미국이 사회주의 될 염려 없을 것"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농담에 래리 커들로(오른쪽)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웃음을 터뜨렸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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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봄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 직전 무산된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무역합의가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중국 측에서 전화가 왔다. 이미 합의한 조항 중 두세 개는 들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약 7개월 전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합의 번복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꽤 놀랐다”면서 “중국은 그래서는 안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우리는 관세를 25%로 올렸고, 이번에도 무역합의가 안 되면 곧 1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홀대하는 나라에는 모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은 지난 5월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돌연 결렬됐다. 정확한 이유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중국이 막판에 일부 합의사항 철회를 요구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밝힌 것이다.

당시 트럼프는 트윗으로 "5월 10일부터 2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하고 이를 실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중요한 1단계 무역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을 가리켜 "그들은 죽도록 합의하고 싶어하는데, 합의할지 말지는 우리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2017년 11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연설에서 중국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언짢아하는 기색을 보이길래 임기응변으로 넘겼다고 했다.

“중국 경제ㆍ무역 정책을 마구 비판하고 있는데 옆을 슬쩍 보니 시 주석이 짜증이 나 있는 것 같았다. 순간 ‘이걸 어떻게 넘어가야 하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중국을 탓하지 않는다. 앞선 미국 지도자들이 문제였다.’ 그 말을 한 뒤 그것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트럼프는 미ㆍ중 무역전쟁을 벌이면서도 중국의 막대한 대미 무역적자와 불공정 무역관행이 중국 탓이라며 중국을 자극하기보다는 미국의 전ㆍ전ㆍ전 정권을 탓하는데, 이 같은 논리가 우연히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나는 독재자를 포함해 모든 종류 리더들을 만난다. 미국에 좋은 일이면 나는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트럼프식 외교정책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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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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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경제클럽은 월가 금융인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인들이 회원으로 있으며 정치색을 띠지 않는다. 이날 모인 기업인들 앞에서 트럼프는 ‘고객 맞춤형’ 연설을 했다.

그가 “(내가 싫더라도 여러분은) 나를 (대통령으로) 뽑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상대편 후보들이 미쳤으니까”라고 말하자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좌파 정책을 내놓으면서 월가 기업인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건강보험 완전 국영화, 월가 대형 은행 규제, 구글ㆍ 페이스북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분할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민주당 내 여론조사 2~3위권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자신을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자라고 부르며 소수가 지배하는 과두제 정부와 거대 기업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다시 한번 큰 박수를 유도했다.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위험)가 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지금 가장 큰 리스크(위험)는 선거다. 우리는 이길 것이고, 쉽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리스크”라고 말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나도 환경주의자”라면서 “(부동산 업자 시절) 건물을 지을 때 컨설턴트들에게 조언을 받아 친환경 방식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땅은 인도, 중국, 러시아와 비교하면 작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한테만 강요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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