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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미쉐린 별 셋’ 식당들, 현지 코디와 컨설팅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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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업체 ‘별’ 거래 의혹 확산 / 계약 중도 파기한 ‘윤가명가’ 폭로 / “라연·가온과 비용 분담키로 약속 / 숙박비·식비 청구 영수증 보내와 / 신라호텔 컨설팅비 수억 지출해” / 신라 “계약 여부 사실관계 확인 중” / 광주요 “계약 맺지 않았다” 부인

세계일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포스터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최고등급인 별 3개를 받은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이 평가를 앞두고 미쉐린 가이드 측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 인물과 수억원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라호텔은 미쉐린 측과 컨설팅 계약을 맺은 다른 업체에 계약에 따른 비용 분담을 요구하며 영수증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라호텔은 2015년 3월 미쉐린 가이드의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온 미국인 어니스트 싱어와 데니 입이 3박4일 동안 신라호텔에서 쓴 숙박비와 식비 등 336만원의 비용을 청구하는 영수증을 윤가명가에 보냈다. 싱어는 윤경숙 윤가명가 대표에게 미쉐린 가이드의 한국 진출에 맞춰 한식당 개설을 요청한 인물로, 윤 대표에게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원(인스펙터) 방문에 대비해 한국 정부와의 협상 내용, 평가원들의 한국 방문 일정 등 미쉐린만이 알 수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세계일보

2015년 3월 신라호텔이 윤가명가에 청구한 비용 영수증. 어니스트 싱어와 데니 입의 신라호텔 숙박비와 라연에서 쓴 식비 지출액 등이 담겨 있다. 윤가명가 제공


싱어와 데니 입은 2015년 3월 12∼15일 동안 신라호텔에 머물면서 호텔에서 운영하는 식당 라연과 팔선, 아리아케 등에서 100여만원 상당의 식비를 지출했다. 윤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라호텔이 보낸 영수증은 싱어 측과의 계약에 따른 비용 청구였다”며 “컨설팅 비용은 업체마다 달랐지만 신라호텔은 억대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말 싱어로부터 미쉐린 가이드 상위 등급 평가를 위한 컨설팅을 제안받은 윤 대표는 2015년 4월 싱어 측에서 대리인으로 내세운 데니 입과 연간 4만달러(약 4600만원)의 식당 컨설팅과 연간 최소 6번 이상 컨설팅을 위한 방한 때마다 드는 항공·숙박비 등을 부담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체결했다. 윤 대표는 “당시 계약을 맺을 때 컨설팅 비용과 별도로 부담하는 항공·숙박비는 신라호텔 라연, 광주요 가온과 함께 3분의 1로 나눠서 부담한다고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싱어와 데니 입은 컨설팅 결과물로 식당 평가 보고서도 작성했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내세운 △요리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의 개성과 창의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일관성 평가 등의 기준에 맞춰 각 영역당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윤 대표는 당시 한 차례 컨설팅을 받았지만 평가 공정성 문제를 우려해 계약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결국 계약은 자동 취소됐고, 윤가명가는 미쉐린 가이드 평가에서 단 한 차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신라호텔 측은 싱어와 맺은 컨설팅 계약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했고, 광주요 관계자는 “조태권 광주요 그룹 회장과 가온 측 관계자가 싱어와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컨설팅 계약까지는 맺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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